석유화학업계 업황 악화에 자구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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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업황 악화에 자구책 고심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4.04.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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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석유화학 업황이 지속적으로 나빠지면서 업체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울산 석유화학공단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중국 기업의 잇단 신증설로 중국 내 자국산 대체 비율이 높아진 데다 저가 물량 공세로 유화업황이 지속해 나빠지면서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줄이고, 일부 공정을 가동 중단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롯데케미칼은 업황 악화로 주력 생산품 중 하나인 PET(페트) 감산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최근 500여명 울산공장 인력 가운데 일부를 계열사로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의 PET 생산라인 가동률은 지난 2022년말 94%에서 지난해 말에는 80%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59%에 머물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에 더해 연산 81만t 규모의 말레이시아 법인 LC 타이탄 매각도 논의 중이다.

국내 유화업계 ‘빅3’ 중 하나인 LG화학도 최근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오는 30일까지 근속 5년 이상 첨단소재사업본부 IT소재 관련 생산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몸집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9월에는 수익성이 떨어진 IT필름(LCD용 편광판 소재) 사업 설비를 1조1000억여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분야에 일해온 IT소재 사업부 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하고, 특별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원료로 쓰이는 SM(스티렌모노머)을 생산하는 여수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원유 정제 때 나오는 나프타를 활용해 에틸렌 등 각종 유분을 만드는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매각도 추진 중이다.

국내 10위권의 금호석유화학도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중국기업과의 라텍스 합작공장 지분 절반을 올해 다른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에 더해 국내 유화업계는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2차전지 소재에 더해 청정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기존 범용 사업에서 벗어나 친환경·배터리 소재 제약·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50%를 배터리 소재·태양광 등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도 석화와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수출액은 456억달러(61조7378억원)로 한해 전보다 15.9% 줄었다. 같은 기간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도 7.1%p 줄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협의체를 출범하고 위기 극복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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