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경쟁력 강화, 울산 힘모아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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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경쟁력 강화, 울산 힘모아 대응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4.04.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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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사회와 정치권이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 본격 힘을 보탠다. 향후 10년간 세계 특수선 시장 규모가 약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HD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을 따내고, 특수선 시장을 선점한다면 울산 경제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열린 울산시 월간업무보고회의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은 오는 5월1일 예정된 ‘제22대 총선 당선인 간담회’를 예고하면서 “HD현대중공업이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행할 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울산시 입장을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추진된 KDDX 사업은 기존 한국형 구축함(KDX)에 최신 기술을 접목해 2036년까지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내용이다. 총 사업비는 7조8000억원이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등 4단계로 나뉜다. 각 단계마다 입찰 경쟁을 하는데 첫 단계인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중이 각각 따냈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행할 업체 입찰은 올해 하반기 진행된다.

방위사업관리규정 제89조에는 ‘기본설계 주관 기관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심의를 거쳐 기본설계 참여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KDDX 기본설계 입찰 공고에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에서 수행한다’고 돼 있다.

규정과 입찰 공고 내용만 살펴보면 기본설계를 진행한 HD현중이 수의계약을 통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을 수 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기본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서 HD현중 직원 9명이 한화오션의 KDDX 보고서를 불법으로 취득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경쟁입찰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국방·안보 사업에서의 특혜 의혹은 정말 심각한 문제로 HD현중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재심의해 달라”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의 주장대로 경쟁입찰이 되면 소수점 단위로 승부가 갈리는데, 1.8점의 보안 감점을 적용받는 HD현중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앞서 울산에서 진행된 민생토론회와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한 김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전했고, 이후 방사청이 HD현중에 ‘행정지도’ 처분을 내려 ‘사업 입찰 참가제한’은 사라졌다. 다만 입찰은 허용하되 감점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어 HD현중에 불리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세계 특수선 시장 선점을 위한 기선 제압 차원에서 강경히 대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근거는 1000조원이 넘는 특수선 시장 규모다. 영국 군사정보기업 제인스의 ‘2022~2031 제인스 세계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전 세계 특수선 시장 규모는 약 1조달러(13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시는 HD현대중공업의 수주가 단순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울산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 지역 정치권과 공조해 해결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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