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공식 계정에 게시한 ‘중요한 회의 중 멈춘 척하기’ 영상은 게시한지 약 10일 만인 1일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릴스 조회수 361만, 좋아요 14만회를 기록했다. 역대 울산 지자체 공식 홍보 영상 중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다.
해당 영상은 2024 울산옹기축제에 대한 온라인 회의 장면을 담고 있다. 울주군 홍보 담당 주무관은 울산옹기축제 담당 주무관과 회의하는 도중 일부러 움직임을 멈춰 화면이 정지된 것처럼 유도한다.
축제 홍보와는 전혀 관련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화면 한 켠에는 계속 ‘외고산 옹기축제’가 띄워져있다. 축제 일정부터 프로그램까지 주요 내용이 모두 노출됐다.
이에 영상 댓글에는 “울주군 처음 들어봤는데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옹기축제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확석 울주군 홍보 주무관은 “별도 보고를 하지 않고 이번 영상을 올렸는데, 말그대로 ‘대박’이 나서 사후보고를 했다”며 “내부에서 자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분위기라 울주군이 많이 홍보된 것 같아 잘 됐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정 주무관은 최근 젊은층을 겨냥한 짧고 재미있는 영상들이 인기를 얻자 홍보 방식을 바꿀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 ‘아이돌 여친과 몰래 데이트할 때 생기는일’ ‘운동하다 싸우는 이유’ 등 얼핏 보면 내용을 추측할 수 없는 영상으로 울주군민의 날이나 울주군 주요 명소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정 주무관은 “사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이게 뭐지’란 반응도 있었는데, 몇 차례 기획은 확실히 젊은 층의 시선을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울주군의 사례처럼 전문적인 영상 편집을 거쳐 정보 전달에 주력하던 기존 공직 홍보의 틀이 최근에는 울산 곳곳에서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공무원들이 직접 어설프게나마 영상을 촬영하고, 패러디도 하는 등의 시도가 진행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남구 홍보 영상에서는 홍보 주무관이 여자아이돌 분장을 하고 춤을 추며 ‘달깨비길’을 알리고, 중구청 캐릭터 ‘울산큰애기’는 중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유행하는 춤을 춘다.
지자체뿐 아니라 의회도 이런 홍보에 동참하고 있다.
울산 중구의회 공식채널이 지난달 23일 업로드한 ‘의원님, 밥 한 끼 하시죠!’란 컨텐츠.
의원실에 찾아가 “강혜순 의장님, 밥 한 끼 하시죠!”라고 말하면 의원이 “밥? 가자!’라며 흔쾌히 대답한다. ‘밥집 안 가본 곳이 없다는 의원들의 울산 중구 숨은 맛집 추천’이란 주제로 점심시간 의원들이 직접 숨은 맛집을 찾아 밥을 먹는 내용을 릴스·게시물로 담는다.
하연정 중구 의정홍보계 주무관은 “의회에서 주로 홍보하는 내용이 조례안 제정 등 딱딱한 내용 밖에 없어 일반인들의 관심이 비교적 낮다”며 “이에 지역 맛집을 의원들이 직접 소개하면 의원들의 친근하고 인간적인 면도 보여주고, 중구 맛집으로 유입도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 주무관은 “어떻게 보면 색다른 시도인데, 내부에서 흔쾌히 받아들여져서 시작됐다”며 “다른 영상 아이템들도 많이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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