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작물 재배하는 농가들
생산량 80% 학교에 납품하는데
코로나 영향에 개교 늦어지면서
급식중단돼 팔곳 없어 피해호소
도매시장 거래처도 90% 문닫아
생산량 80% 학교에 납품하는데
코로나 영향에 개교 늦어지면서
급식중단돼 팔곳 없어 피해호소
도매시장 거래처도 90% 문닫아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16일 울산 북구 중산동에서 친환경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청년창업농 정인철(39)씨는 7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겨우내 키운 상추와 시금치, 배추 등 친환경 농작물을 이틀전에 다 갈아엎어버렸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선 학교 개교가 늦어지고 학교급식도 중단돼 판로가 막히자 내린 결정이다.
정씨는 “친환경작물의 경우 생산량의 70~80% 대부분을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하고 있었는데 개학일정이 차일피일 연기되면서 판로가 막혀버렸다”며 “2~3개월 동안 애써 키운 농작물이지만 출하시기를 놓치면서 상품성도 떨어지고, 일반 매장에 팔아봤자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전량 폐기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소비부진 등으로 울산지역 농가들이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하던 농가들의 경우 일선 학교 개학연기로 대체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밭을 갈아엎는 등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울산친환경로컬푸드영농법인(대표 이덕걸)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친환경작물 재배농가의 30% 가량이 최근 밭을 갈아엎는 등 키우던 작물을 폐기했다. 울산 북구와 동구지역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는 20여개 농가들로 구성된 친환경로컬푸드영농법인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소비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영농법인 소속 농가들이 현재 재배하고 있는 부추, 대파 등의 작물도 최악의 경우 개학일정이 4월 중순 이후로 미뤄지게 되면 추가로 대부분의 작물을 폐기해야 할 상황이다.
이덕걸 대표는 “소비부진으로 인해 모든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겠지만, 친환경작물은 학교급식에 맞춰 계획대비 물량이 있는데 납품을 못 하니 타격이 더 크다”며 “일반 도매시장에 내다팔아도 상품성이 떨어져 제값을 못받고,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매장도 수요보다 공급량이 더 늘어나면서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내 외식업과 음식점 등의 소비부진이 지속되면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농산물 거래량도 대폭 감소했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중앙청과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도매시장 중도매인의 거래처 90% 이상이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3월 첫째 주 중앙청과 전체 거래물량은 전년동월대비 20%, 거래금액은 15% 각각 줄었다. 또 이 기간 재고는 20% 늘어나고 유동인구는 30% 감소하는 등 농산물 유통의 전반적인 흐름이 꽉 막혀버렸다.
중앙청과 관계자는 “도매시장 채소류 전체 매출의 30%는 학교급식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물량들이 아예 소비가 안되고 있다”며 “또 지역 내 가장 큰 거래처인 음식점과 술집 등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거래물량 감소 및 매출감소 등 피해가 더욱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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