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농산물값…내가 직접 키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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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 농산물값…내가 직접 키워 먹는다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4.05.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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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제공 / 아이클릭아트
소규모 텃밭 운영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열망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최근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가격이 요동치자 직접 경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파악된다.

울산 울주군은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던 2022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지역민에 텃밭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3월 올해분 모집을 마감한 텃밭 분양 사업은 정원(100명)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 추첨으로 대상자를 선발했다.

농협중앙회 울주군지부에서는 2015년부터 ‘텃밭 상자’ 공급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 역시 단 한 번도 미달된 적 없이 꾸준히 신청자가 이어지고 있다.

김도우 농협중앙회 울주군지부 농정지원단 과장은 “예산 문제로 잠깐 중단할까도 생각했지만, 시민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어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탈락한 이들은 민간이 운영하는 텃밭이라도 임대하려고 나설 정도다. 지역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면 ‘딸기·고구마·감자 등을 키우려는데 텃밭 임대해주실 분을 찾습니다’ ‘○○동 근처에 텃밭하시는 분 구합니다’ 등 소규모 텃밭 임대 문의 글이 자주 올라온다.

동시에 소규모 경작지를 이용료를 받고 임대한다는 게시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울산 중구 성안동, 북구 천곡동, 울주군 범서읍 등 다양한 지역에서 33㎡(약 10평)에서 50㎡(약 15평) 농지를 1년 이용료를 받고 임대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에서 텃밭을 임대받아 작물을 기르고 있는 50대 장모씨는 “남편이 오가며 텃밭 운영자를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신청했다. 깻잎과 상추, 대파 등을 심어뒀고 50㎡ 남짓 되는 밭에서 웬만한 채소는 다 먹고 남을 정도로 나와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른 와중에 식재료에 돈 들일 일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해당 텃밭의 땅 주인 B씨는 “원래는 직접 농사짓던 495㎡(약 150평)의 땅을 올해는 힘이 들어 10명에게 나눠 빌려주기로 했다. 공고를 올리자마자 하루 만에 마감될 만큼 인기 있었고 임대가 끝난 이후에도 간혹 더 남은 땅이 있냐는 문의를 종종 받곤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역 주민들의 소규모 DIY 텃밭 열기는 지난 1년간 이어진 농산물 물가 불안정이 영향을 줬다.

김 과장은 “최근 들어 부쩍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해진 것과 먹거리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영향을 줬다”며 “게다가 농작물은 그 특성상 시중에서 직접 생산해 먹는 것과는 달라 자녀 교육 차원에서도 자주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남지방통계청의 울산지역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4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3.2% 증가했다.

최근 기상 상황이 안정되면서 출하량이 늘어나 채소류 가격은 일부 떨어진 한편 과일값이 크게 상승하며 전체적인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1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정 수습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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