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기업·소상공인들의 폐업에 따라 지급되는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액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 따라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내수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2024년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치를 찍었던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률이 올해 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월 폐업 사유로 노란우산 공제금을 지급한 액수는 총 544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9% 늘었다. 지급 건수도 3만9148건에서 4만2888건으로 9.5%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 역대 최대치인 1조원과 10만 건을 넘은 것에 이어 올해도 꾸준한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울산 지역도 이와 같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월 울산 지역에서 폐업에 따라 노란우산 공제금을 지급한 액수는 147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11억원 증가했다. 지급건수도 2023년 1~4월 985건에서 올해 같은기간 1055건으로 7.1% 늘었다.
소상공인들의 퇴직금과 같은 개념인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규모가 최대로 늘어난 건 지역 내 한계에 도달한 소상공인들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발표한 2024년 4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울산 지역 소상공인들의 체감경기지수(BSI)는 69.3, 전통시장은 57.1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으로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좋지 않은 현 상황과 함께 발표된 전망 역시 긍정적이지 않다. 울산 지역의 소상공인시장 5월 전망지수는 소상공인 75.5, 전통시장 60.7로 전월에 비해 각각 3.1p, 16.1p 하락했다. 소상공인업계는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가장 큰 원인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지목했다.
23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울산지역의 소비판매액 지수는 전국 평균 100에 미치지 못하는 94.1에 그쳤다. 울산의 소비판매액 지수는 2023년 1분기 잠깐 101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에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다가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엔 2023년 4분기 99.5에서 6.8% 하락하며 조사가 시작된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지수를 기록했다. 또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매달 조사해 발표하는 자역 소비자심리지수도 2개월째 감소세를 유지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소상공인진흥공단 관계자는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위축과 더불어 전기료·인건비 등 고정비 상승이 지역 소상공인의 폐업률 증가에 큰 영향을 줬다”면서 “펜데믹 기간 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폐업을 고민하며 센터를 내방하는 소상공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