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두뇌를 이용한 지적 노동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왔지만, 생성형 AI가 보여주는 미래는 지적 노동력이 대량 생산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지난 22일 울산 남구 울산가족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제5기 경상일보 차세대CEO 아카데미 1강에서는 김대식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강사로 나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기회와 리스크’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 교수는 AI가 지난 2012년 학습 기반 인공지능, 딥 러닝이라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된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문제를 풀기 위해 기계에 수식이나 기호로 표현했다면, 이제는 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인간의 뇌를 모방한 학습 방법을 알려주면 AI가 스스로 데이터 속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다.
김 교수는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물체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것은 잘 이뤄졌지만, 언어는 처리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고성능 GPU(그래픽 처리 장치)의 개발로 많은 문장을 학습하고, 앞뒤로 연결되는 단어 간의 확률 관계를 학습하면서 비로소 언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의 AI는 언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대량 학습으로 기존에 없던 데이터도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됐다. 글과 그림을 동시에 학습시키면 글만 입력해도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기존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거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분야에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DNA 구조와 단백질 3차원 구조를 학습시키면 DNA 정보만으로 단백질 3차원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 셈이다.
덕분에 바이오 분야에서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데 10년의 기간과 10조의 비용을 들여 10%의 확률로 성공했다면, AI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은 반으로 줄이고, 성공 확률은 두배로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구글, 네이버 등 검색 키워드로 사용자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그 데이터를 광고회사에 판매해 수익을 내는 플랫폼 기업의 위기에 대해서도 짚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 시대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배달 해준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는 검색의 필요성이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또 생성형 AI는 산업혁명으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제조업에 반해 제자리에 멈춘 비제조업의 생산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올해는 특히 제약, 신소재, 금융 등 엔터프라이즈(기업·사업) 분야에서 생성형 AI의 활약이 돋보일 거다”며 “생성형 AI 시대에는 휴대전화를 넘어서는 하드웨어 경쟁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