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별법 정부안 내놓는다, ‘선구제 후회수’는 빠져 논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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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특별법 정부안 내놓는다, ‘선구제 후회수’는 빠져 논란 예고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4.05.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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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한국부동산원 서울강남지사에서 열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종합토론회에서 국토교통부 김규철 실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先)구제 후(後)회수’를 골자로 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의 28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목전에 두고 국토교통부가 ‘정부의 특별법 개정안’(정부안)을 내놓는다.

정부안에는 그동안 정부가 반대 입장을 밝혀온 ‘선구제 후회수’를 제외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요건을 완화·간소화해 저조했던 매입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긴다. 이에 피해자들은 “정부가 지난 1년간 무엇을 하다 이제 와서 반대만 하느냐”며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28일 국회 본회의 전에 전세사기 피해지원 보완책을 담은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3일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새 대책을 내놓으면 여야 논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여당의 우려를 받아들여 하루 전날 급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했다. 그러나 특별법 개정안의 이달 본회의 처리가 유력해지자, 정부안 발표를 통해 재차 반대 입장과 대안을 밝히기로 한 것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고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명분을 쌓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특별법 개정안의 최대 쟁점인 ‘선구제 후회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여 보증금 일부를 우선 돌려준 뒤,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다.

국토부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주택도시기금에서 1조원 이상 손실이 날 것이라고 보고, ‘선구제 후회수’를 제외하되, 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안에 담기로 했다. 특별법이 시행된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LH가 피해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넘겨받아 사들인 피해주택은 단 1건에 그칠 정도로 LH 매입을 통한 전세사기 피해 구제가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LH는 ‘근생빌라’ 등 불법 건축물이나 전세사기 피해 세입자 전원의 동의를 얻지 못한 다가구 주택, 경·공매 완료 이후에도 소멸하지 않는 권리가 있는 주택 등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앞으로는 불법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LH가 사들인 뒤 위법 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주택은 매입에 나서는 등 매입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권리관계가 복잡해 협의매수가 어려운 주택은 경·공매 매입을 검토한다.

관건은 정부안을 통해 제시하는 대안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 여부다.

국토부는 ‘선구제 후회수’ 외 특별법 개정안의 다른 조항은 정부안에 그대로 포함시킬 계획이다. 피해 구제 사각지대에 있는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책과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 중 임차 보증금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내용 등이다. 또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자체장이 실태 조사를 거쳐 최장 2년간 위탁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로 인정될 수 있는 임차인에는 외국인이 포함되도록 한다.

피해자 단체는 “이번 국회에서 전세사기 특별법이 개정되지 못하고 폐기되면 피해자들은 또다시 긴 시간을 버텨야 한다”며 ‘선구제 후회수’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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