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기살리기 프로젝트]車부품 오류 잡아내는 매의 눈…품질향상 첫단추
상태바
[지역기업 기살리기 프로젝트]車부품 오류 잡아내는 매의 눈…품질향상 첫단추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4.06.26 0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성윤 성심테크 대표가 직원과 함께 공장 내 자동차 시트 검사구를 점검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자동차 한대를 구성하는 부품은 내연기관 기준 2만여개에 달한다. 이 때문에 완성차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는 수많은 부품을 유기적으로 잘 조립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길천일반산업단지에 자리한 ‘성심테크’는 대시보드, 시트, 범퍼, 도어 등 자동차 내외장재가 설계대로 잘 제작됐는지 살피는 ‘검사구’ 전문 업체다.

이성윤 성심테크 대표이사는 30여년 전 자동차 분야에 종사하던 친척을 통해 관련 기술을 익히고는 1997년 울산 북구 시례동에서 성심테크를 창업해 20년 넘게 검사구 분야 외길을 걸어왔다.

검사구 업체는 자동차를 주력산업으로 하는 울산에서도 보기 드물다. 울주군으로 한차례 사업장을 이전한 성심테크는 점차 기술 전문성을 높이고 규모를 키워 지난 2012년 지금의 길천산단에 둥지를 틀었다.

성심테크에서는 기계공작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틀’ 형태의 검사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육안으로 형상 등 일차적 오류를 살핀다. 그런 다음 부품을 검사구 위에 올린 채 세밀한 센서를 활용해 볼트 체결 위치 등 2차 확인 작업을 마치면 ‘양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성윤 성심테크 대표

검사구 분야는 자동차 품질 향상을 위한 ‘첫 단추’를 꿰는 단계이다. 시제품 제작 단계부터 양산 전 부품 생산, 양산 과정 등 폭넓게 활용된다. 본격적인 부품 양산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품질 관리를 위해 진행된다.

검사구는 형태 제작이 용이한 합성수지 중 하나인 레진으로 만든다. 최근 들어 자동차 내외부 디자인에 곡선이 많이 들어가는 등 다채로워져도 레진을 이용하면 자유자재로 검사구를 만들 수 있다. 십여년 전만해도 검사구는 나무로 제작했다. 정확도를 높이려면 수분이 적어 뒤틀림이 없는 나무로 검사구를 만들어야 해 이 대표이사는 전국 각지로 오래된 목재가 나오는 곳을 수소문 해 찾아다니기도 했다.

검사구가 없던 시절에는 완성차 조립 과정에서 부품간 체결이 잘 안 맞으면 부품업체 간 옥신각신하는 일이 잦았다. 지금은 검사구 덕분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어느 공정에서 어떤 부품이 문제인지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자동차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뀌는 추세 속에서 검사구 분야는 필수적이다. 또 전동화 전환 때도 내연기관 중심일 때와 마찬가지로 경쟁력을 갖는 분야다.

자동차 분야 특수 업종인 검사구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성심테크는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에 선정됐고, 울산시장·국회의원 표창도 여러 차례 받았다.

이성윤 성심테크 대표이사는 “제조업 분야에서 꾸준히 사업을 이어오면서 성장 단계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체를 이끌어왔다”며 “젊은 직원들과 함께 기술을 고도화하고 변화하는 제조업 환경에 맞춰 기업을 잘 꾸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