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구천에서 어반아트로’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찾은 울산시립미술관. 임지수 큐레이터의 안내에 따라 전시장 곳곳을 둘러봤다.
제일 먼저 울산시립미술관 외벽에 전시된 제이알 작가의 작품을 둘러봤다. 인사이드 아웃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작품에는 같은 배경에 있는 울산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제이알 작가는 사람들이 본인의 목소리를 잘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 명 한 명의 얼굴과 눈빛을 작품으로 보여준다. 총 190여명의 울산시민들의 얼굴이 담긴 작품이다.
이어 2전시실에 들어서자 크래쉬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1세대 그라피티 작가인 크래쉬는 네모난 캔버스에 그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모양의 캔버스에 작품을 그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크래쉬 작가의 초기 작품들을 여럿 만나볼 수 있다. 축구선수 이강인이 몸 담고 있는 PSG와 협업한 스케이트보드, 축구공, 유니폼 등도 전시됐다.
노란 고양이 무슈사로 유명한 토마 뷔유 작가의 작품도 전시됐다. 역도, 테니스 등 올림픽 종목이 담긴 작품들과 지난 3월 울산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 217명과 함께 그린 작품도 한쪽에 전시돼 있었다. 울산초 학생들과 그린 작품은 학생들이 꿈을 갖고 전세계로 뻗어가 울산을 알리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있다.
지난 25일 울산과학대 서부캠퍼스 건물 벽면에 그라피티 작품을 그린 존원 작가의 작품은 시선을 압도하는 컬러풀한 색감이 인상적이었다. LG전자, 헤네시 등과 협업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존원 작가가 지난 2015년 프랑스 우표를 제작한 내용도 소개돼있다. 존원 작가는 개막식 때 가로 14m, 세로 6.4m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드로잉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빌스 작가의 작품은 하나의 재료가 아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버려진 나무, 광고 전단지, 벽, 문 등 모든 것이 빌스 작가의 도화지가 된다. 특히 빌스 작가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기존의 작업 방식과 달리 에폭시로 작업한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 공개했다.
기후 변화에 관심이 많은 셰퍼드 페어리 작가가 2015년 기후협약 때 선보인 작품과 30주년을 기념해 공개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페어리 작가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열린 이번 전시회의 취지에 감동해 다른 나라에 갈 캔버스를 잘라 울산에 작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흘러내리는 기법이 인상적인 제우스 작가의 작품에는 사과가 자주 등장한다. 삼성, 현대차, 카카오, LG 등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로고 역시 흘러내리는 기법을 활용해 작업했다. 제우스 작가의 여러 작품들 중 기름 유출 사건을 안타까워하며 오염되는 환경의 모습을 그린 작품 등이 눈길을 끌었다.
임지수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8명의 세계적인 작가들은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각각의 방식으로 작품을 남겼다”면서 “이들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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