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울산 거주 외국인의 거주지 마련 지원을 위해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구 2곳, 남구 16곳, 울주군 4곳, 북구 3곳, 동구 6곳 등 총 31곳이 지정·운영 중이다. 지원 언어별로는 영어가 21곳으로 가장 많고, 일본어 7곳, 중국어 3곳 등이다.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는 희망 업소의 신청을 받아 서류심사와 언어 능력 등 기본 소양을 살필 면접 심사를 거쳐 지정한다. 지정된 중개업소에는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를 알릴 현판을 설치한다.
울산의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는 지원 언어와 실제 수요간 간극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외국인지원센터에 따르면 울산 거주 외국인 비율은 중국인이 가장 많은 23%를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인 가운데 조선족 등 한국계 중국인을 제외하면 순수 중국인은 10% 남짓으로, 사실상 베트남 국적이 18%로 가장 많은 셈이다. 이어 캄보디아·우즈베키스탄·네팔·아프가니스탄 등의 국적이 각각 3~4%대를 차지한다. 외국어 중개 서비스가 필요한 언어는 다양해지는 데 지원 언어는 영어·중국어·일본어뿐인 실정이다.
이처럼 미스매치가 발생한 것을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가 기존 업소 가운데 신청을 받아 진행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 자격을 갖춘 곳 가운데 외국어가 가능한 곳을 신청받아 지정하다 보니 국내에서 접하기 쉬운 영어·중국어·일본어뿐이고, 특수어 가능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울산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 31곳의 중개실적은 60여건에 불과했다.
울산외국인주민지원센터 관계자는 “영어가 가능한 외국인 근로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언어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며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러시아 등지 출신의 외국인들을 위해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이들 국가 언어를 취급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1~2년새 울산지역 거주 외국인은 50~60%가량 늘었다. 지난해 초 기준 울산지역 등록 외국인은 2만3000명으로 미등록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4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련 기관은 추산하고 있다. 이렇듯 울산지역 거주 외국인이 지속 증가세를 보이자, 울산시는 올해도 연말까지 10여곳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편의 도모를 위해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 중이다”며 “기존 중개업소 가운데 외국어 서비스가 가능한 곳을 선정하다 보니, 특수어를 구사할 수 있는 중개업소가 흔치 않아 언어의 다양성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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