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인사(人事)는 그 사람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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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인사(人事)는 그 사람의 품격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0.03.2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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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수 울산개인택시기사

인간은 사회적인 교류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서로 예(禮)를 갖추며 인사를 나눈다. 또 가족 간에도 인사하는 것은 우리 전통 예의이기도 하다. 인사말에는 안부인사, 만남인사, 작별인사, 축하인사, 위로인사 등 상황에 맞게 여러 표현들이 있다. 이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묵시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인사 말 한마디가 정겹고 고마움이 묻어나고 또 배신의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 중에는 인사에 아주 무관심한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이러한 면면을 보고 그 사람의 품격을 대충 짐작해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인사는 내 마음을 먼저 열어 상대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말의 기술이라 하겠다. 공원 벤치에 모르는 사람끼리 앉아 있다고 해 보자. 왠지 서먹하고 침묵만 흐른다. 이 때 한 사람이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면 더욱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캐나다에서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는 지인의 말이 생각이 난다. 필자가 택시를 운행하면서 인사에 대해 느낀 점과 에피소드를 한번 얘기해 볼까 한다.

보통 택시 손님은 문을 열면서 “수고 하십니다” 또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이 기본예의고 보통의 상식이라 본다. 하지만 필자가 항상 먼저 “어서 오십시오” 또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해도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손님들을 참 많이 본다. 으레 주인이 손님한테 하는 인사인 냥 말없이 자리에 앉는다. 좀 민망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분위기는 냉랭해지고 침묵만 흐른다. 그 침묵의 공간을 메꾸기 위해 항상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는다. 내릴 때 오전에는 “좋은 하루 되십시오”, 오후에는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인사한다. 그래도 못 들은 척 문을 탁 닫고 가버린다. “수고했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콜을 받고 골목길을 어렵게 찾아갔지만 손님은 보이지 않고 뒤에서 길을 비켜라 고 한다. 할 수없이 차를 빼서 한 바퀴 돌아오면 그때 나와 왜 차가 없느냐고 한다. 결국 그 손님을 태웠지만 “늦어서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 없다. 이런 것이 일상적이다 보니 그냥 참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너무 야속함을 느낄 때가 많다. 반면 길목에 서서 허리 굽혀 인사하는 분도 있다. 왜 밖에서 인사까지 하느냐고 하니 “저를 태우러 와 줘서 고맙잖아요”라고 한다. 그 사람의 마음속에는 항상 고마움과 사랑과 미소가 충만해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한 번은 새댁하고 5~6세 정도 여아 꼬마가 타고 백화점으로 가자고 한다. 꼬마가 먼저 타길래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해야지”하니 말이 없다. 그 다음말에 낭패를 보고 말았다. “요즘 꼬마들 중에는 ‘안녕하세요’라고 명량하게 인사하는 애들도 가끔 본다”고 했다. 여기에 그 새댁의 마음이 꽁한 것 같았다. 새댁이 남편을 통해 불친절 신고를 했다. 나는 그의 남편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오늘 제가 큰 실수를 했는데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고 하니 왜 쓸데없는 말로 집사람 마음을 상하게 했느냐는 것이다. 거듭 사과를 했다. 무심코 한 말이 결국 상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음을 깨달았다.

보통 손님들이 내리면서 하는 인사가 “수고했습니다” 또는 “돈 많이 버십시오” “안전운전 하십시오” 등이다. 이 중에도 왠지 ‘안전 운전 하십시오’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인사는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미지를 좋게 부각시켜 주는 것이 최선의 인사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사 잘해 손해 보는 일은 없다고 한다. 항상 상대를 생각하며 기분 좋게 인사하는 마음의 여유가 모두 가득 했으면 좋겠다. 변종수 울산개인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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