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립무용단 단원들은 예술가로서 존중 받아야합니다. 단원들이 주체가 돼야 합니다.”
24일 울산문화예술회관 3층 울산시립무용단 연습실에서는 휴먼스탕스 아트그룹의 대표이자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 출신인 조재혁 무용가의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었다. 울산시립무용단 단원들은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동작을 이어갔다. 부드러운 몸선이지만 동작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조재혁 무용가는 단원들에게 우주로 날아가는 것 등을 상상하며 음악의 리듬에 몸을 맡기라고 주문했다.
음악이 시작되고 단원들은 바로 집중했다. 잔잔한 시작에 단원들은 명상하는 것처럼 아빠 다리 자세를 하고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다 음악이 고조되면서 몸의 동작이 커지고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같은 음악이지만 단원들이 표현하는 동작은 모두 달랐다.
이어 8명씩 팀을 이뤄 1→2→4→6→8명이 앞사람과 같은 동작을 하는 연습을 진행했다.
시립무용단의 연습을 어느 정도 지켜본 뒤 박이표 울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박이표 예술감독은 “캠프는 정기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단원들과 방법론을 나누는 시간이다. 즉흥적인 동작 등을 통해 단원들이 마음을 열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갖출 수 있다”며 “단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캠프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울산시립무용단은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서머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박이표 예술감독이 부임하며 시작한 단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윈터 캠프: 창작&즉흥’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는 ‘전통=창작’을 주제로 박이표 예술감독(15·26일), 정용진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16~18일), 조재혁 무용가(22~24일), 정재혁 컴퍼니J 예술감독(19·25일)과 우리나라 전통무용인 승무부터 컨템포러리(동시대) 무용까지 다양한 춤을 접하며 단원들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시립무용단은 9월12일 기획공연을 진행한다. 정재혁 예술감독이 양반들이 췄던 동래학춤과 서양 귀족들의 음악인 바로크를 결합한 ‘놀음Hang out’과 조재혁 무용가가 돌을 통해 사람을 들여다보는 ‘돌’ 두개의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더블빌(두 작품을 동시에 공연하는 것) 공연을 진행한다.
조재혁 무용가는 “삶과 예술은 떼어낼 수 없다. 우리가 하는 게 추상 예술이기에 리얼하게 표현해야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서머 캠프에서 단원들에게 상상해서 표현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혁 무용가의 '돌'에는 밴드 잠비나이의 리더인 이일우가 음악으로 참여한다.
노연정 수석단원은 “그동안은 틀에 박힌 작업을 많이 했었다면 서머 캠프에서는 스스로에게 집중해 자유롭게 동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며 “서머 캠프를 시작할 때보다 단원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이표 예술감독은 “결국에는 단원들이 주체다. 단원들을 위해 예술감독과 안무가 등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서머 캠프를 통해 단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자유로워진 동시에 매일매일 변화한 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