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무더위가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호러 트레킹의 귀신 분장이 진짜 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14일 찾은 제16회 울산시 태화강 대숲 납량축제. 연휴를 맞아 어린 자녀와 함께 온 부모와 20~30대들로 북적였다.
30분 간격으로 총 7회차 운영되는 ‘호러 트레킹’은 준비된 입장권 2100매(회차별 300매)가 매진되는 등 인기였으며, 귀신들과 사진을 찍는 ‘호러 사진관’과 ‘호러 그림자 포토존’ ‘호러 페이스 페인팅’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메인 무대에서는 극단 돌담의 연극 ‘배비장전’과 공포영화 상영으로 납량축제 분위기를 물씬 자아냈다. 시민들은 눈을 가리거나 귀를 막으며 공포영화를 시청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태화강 국가정원 야외 공연장과 십리대숲 산책로 일원은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공포를 선사했다.
납량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호러 트레킹’은 젊은층에게 인기였다. △왓츠런 △고스터 온 더 락 △미러룸 △산골짜기에서 △무덤속으로 △길 잃은 네비게이션 △눈 내리는 밤 등 7개 코스로 구성된 호러 트레킹은 배우들의 리얼한 귀신 분장과 예상치 못한 깜짝 등장으로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윤선영(29·남구)씨는 “소리를 많이 질러서 목이 쉬었다. 심박수가 20 이상 올랐다”며 “귀신들과 사진을 찍는 호러 사진관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김영재(32·남구)씨는 “공업탑에 납량축제 현수막이 걸려있는 걸 보고 찾았다. 귀신들의 리얼한 분장에 등골이 오싹해졌다”며 “울산에도 이렇게 재밌는 축제가 있다는 게 더욱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호러 트레킹을 하기 전 맡긴 소지품을 찾기 위한 동선이 비효율적이고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민지(23·울주군)씨는 “호러 트레킹을 하고 나서 한참 걸어야 하는 등 동선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호러 트레킹의 배우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같이 분장을 했다면 더욱 공포 분위기가 느껴졌을 것”이라며 “몇몇 이벤트를 제외하면 콘텐츠가 다소 빈약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16일에는 울산무용협회의 ‘한여름 밤 춤 페스티벌’과 공연예술씨앗의 뮤지컬이, 17일에는 극단 푸른가시의 ‘뮤지컬경부고속도로’, 울산대 댄스동아리 AZ의 댄스 무대, 이종민의 가요무대, 김진완 무용단의 비익조 공연 등이 진행된다.
호러 트레킹, 호러 사진관, 공포영화 상영 등은 납량축제 기간 내내 이어진다.
전명수 울산연극협회 지회장은 “어떻게 하면 시민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열심히 준비했다”며 “울산시 태화강 대숲 납량축제를 통해 무더위를 날리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의 266·7081.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