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에서 김이란(57) 작가의 11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22일 찾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 4전시장에서 김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김 작가가 그린 작품 속 인물은 반팔, 반바지, 짧은 머리, 운동화 차림의, 꾸밈과는 거리가 먼 김 작가와 닮았으며 마치 우리의 어머니를 보는 것 같았다. 작가는 분명 재미있게 동시대 여성들의 모습을 그렸지만 관람객들은 마치 본인 혹은 어머니의 모습을 본 것 같다며 울컥하거나 위로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관람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김 작가의 모습은 우리네 어머니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총 30점을 선보이고 있는데 여러 작품 중 김 작가가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들과 결이 다른 ‘숲1’ ‘숲2’가 눈에 띄었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배경이 화려했으며 몽롱한 느낌이 들었다. 김 작가는 “달라져야한다는 강박감이 있을 당시 그렸던 작품”이라며 “앙리 루소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주체성을 가진 여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으로 ‘감 바람’을 꼽았다.
김 작가는 “숲 시리즈 후에 그린 작품이다. 숲에 있던 여성을 끄집어내 빈 곳에 붙였는데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며 “이에 여러 작품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간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 작가의 오랜 팬인 장동희(65·중구)씨는 “소박하고 꾸밈 없는 어머니의 모습이 울림을 준다. 관람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대화하는 모습에서 김 작가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마음이 드러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순찬 대연발달센터 대표는 “김 작가의 작품은 정감이 가서 좋다”며 “같이 온 발달장애인들도 작품이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고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4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김 작가는 어릴때부터 ‘왜 남녀가 평등하지 않은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싸워왔다.
김 작가는 “불평등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살아왔던 게 지금 작업의 원동력인 것 같다”며 “모든 여성들이 나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걸 깨닫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아줌마의 일상을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인전은 그동안의 결과는 다른 작품인 숲 시리즈 외에도 김 작가가 손수 만든 액자를 주목할 만하다. 수정이 어려운 한국화 특성상 물감 자국을 가리기 위해 작품에 그린 곤충들과 손, 얼굴 등에 있는 밴드는 찾는 재미가 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