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김이란 작가 11번째 개인전, “작품에 투사된 우리 엄마 모습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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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김이란 작가 11번째 개인전, “작품에 투사된 우리 엄마 모습에 울컥”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4.08.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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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이란 작가가 ‘감 바람’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볼품 없고 조금은 늘어져있는 모습이어도 괜찮다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에서 김이란(57) 작가의 11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22일 찾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 4전시장에서 김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김 작가가 그린 작품 속 인물은 반팔, 반바지, 짧은 머리, 운동화 차림의, 꾸밈과는 거리가 먼 김 작가와 닮았으며 마치 우리의 어머니를 보는 것 같았다. 작가는 분명 재미있게 동시대 여성들의 모습을 그렸지만 관람객들은 마치 본인 혹은 어머니의 모습을 본 것 같다며 울컥하거나 위로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관람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김 작가의 모습은 우리네 어머니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총 30점을 선보이고 있는데 여러 작품 중 김 작가가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들과 결이 다른 ‘숲1’ ‘숲2’가 눈에 띄었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배경이 화려했으며 몽롱한 느낌이 들었다. 김 작가는 “달라져야한다는 강박감이 있을 당시 그렸던 작품”이라며 “앙리 루소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주체성을 가진 여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으로 ‘감 바람’을 꼽았다.

김 작가는 “숲 시리즈 후에 그린 작품이다. 숲에 있던 여성을 끄집어내 빈 곳에 붙였는데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며 “이에 여러 작품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간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 작가의 오랜 팬인 장동희(65·중구)씨는 “소박하고 꾸밈 없는 어머니의 모습이 울림을 준다. 관람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대화하는 모습에서 김 작가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마음이 드러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순찬 대연발달센터 대표는 “김 작가의 작품은 정감이 가서 좋다”며 “같이 온 발달장애인들도 작품이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고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4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김 작가는 어릴때부터 ‘왜 남녀가 평등하지 않은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싸워왔다.

김 작가는 “불평등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살아왔던 게 지금 작업의 원동력인 것 같다”며 “모든 여성들이 나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걸 깨닫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아줌마의 일상을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인전은 그동안의 결과는 다른 작품인 숲 시리즈 외에도 김 작가가 손수 만든 액자를 주목할 만하다. 수정이 어려운 한국화 특성상 물감 자국을 가리기 위해 작품에 그린 곤충들과 손, 얼굴 등에 있는 밴드는 찾는 재미가 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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