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의 공예는 실용성에 예술적 감성을 담아 아름답게 만드는 것입니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강석근(사진) 공예가가 이달 26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제1회 서울시 유리지공예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해 주목받고 있다.
강 공예가의 ‘지구의 언어’는 심사 기준인 예술성, 동시대성, 창의성, 실용성 네가지를 모두 충족하며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 유리지공예상은 우리나라 현대공예 1세대를 대표하는 고 유리지 작가의 뜻을 기리고 한국 공예 문화 산업 발전을 도모하고자 지난해 제정된 상이다.
제1회 서울시 유리지공예상에는 총 157개 응모작이 접수됐으며 한국 전통 함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강석근 공예가의 ‘지구의 언어’가 대상을 차지했다.
함지란 큰 통나무를 깎아 다수의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많은 분량의 음식이나 다양한 사물을 담거나 씻는데 사용하던 전통 목기로 포용, 정, 풍요를 상징한다.
강 공예가는 본인의 인상적 기억과 감성이 담긴 바람, 파도, 바위 등을 나무로 조형화하고 지구를 구성하는 자연 물질인 금속, 옻칠, 돌 등으로 작품의 질감과 색을 드러냈다.

강 공예가는 “‘지구의 언어’는 지구와 자연에 관한 나의 세계관을 표현한 것이다. 이전 작품인 ‘지구의 것’ ‘지구 물질’ ‘지구의 언어’로 이어진다”며 “지금 작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자 이번 공모전에 출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구의 언어’는 거친 바다 위 쉼터 같은 갯바위의 감성과 뿌리로 내려가는 여러 줄기들의 거친 힘자랑, 기압도와 같은 나이테를 가진 목기다. 이를 위해 구리, 황동 등의 금속을 층층이 뿌리기 기법으로 옻칠열경화한 후 산화시켜 색과 질감을 만들었다”며 “열경화 기법에 맞는 목기용 정제옻을 최초로 만들고 열경화 기법용 옻칠 방법도 최초로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한 심사위원은 백골 제작의 공법이 특수하고 국내 최초로 목기에 옻칠 열경화 기법을 적용하는 등 수준 높은 기술을 보여줬다며 몇가지 광물질을 이용해 표면에 낸 빛깔이 작품에 예술성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강석근 공예가는 “어떤 가수의 노랫말처럼 머나먼 여정과도 같았다”며 “이번 수상은 나의 공예가 인생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