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스무돌을 맞은 울산민족예술제 도깨비난장이 동구 도심 속에서 문화예술인들과 주민이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민족예술인총연합(울산민예총)이 주최·주관한 제20회 울산민족예술제 도깨비난장이 ‘도심 속 깨어나는 비밀의 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6~7일 이틀간 동구 현대예술관 앞 현대광장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였다.
첫날인 6일 저녁에 진행된 개막예술제는 울산민예총 8개 위원회별로 깃발을 들고 입장한 뒤 개막식과 축하공연이 이어지며 주민들의 흥을 돋구었다. 동구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끝까지 자리에 남아 춤을 추며 축제를 즐겼다.
7일에는 위원회별 예술체험부스, 축원 무대, 북콘서트, 퓨전음악회, 마당극 등 여러 행사로 자녀와 함께 온 가족 단위가 많았다.
특히 울산민예총 극위원회가 운영한 ‘어서 여시오~ 듀비듀비듑’은 무대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뽑기를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동화 ‘토끼와 자라’ 속 한 역할을 맡아 극위원회 문화예술인들과 연극을 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시집을 발간한 시인이 자작시를 낭송하는 것에서 그치는 흔한 북콘서트가 아니라 시집의 시로 노래를 작곡하거나 시를 읽고 해석한 춤 공연을 선보이는 등 다채롭게 진행된 북콘서트도 호응이 높았다.
주제공연 ‘광배씨의 특별한 하루’는 도깨비난장의 하이라이트였다. 울산민예총 춤 위원회의 박광호 위원장이 40대의 평범한 아저씨 도광배씨로 분해 비밀의 문을 통과하고 각 위원회별 도깨비를 만나는 이야기로, 이를 통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은 도광배씨가 회식을 하는 장면에서는 공감하며 크게 웃었으며, 위원회별 도깨비를 만나 춤, 국악, 음악을 하는 장면에서는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겼다. 주제공연 마지막 울산민예총 회원들이 다같이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떼창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병길(61·울산 울주군)씨는 “외부의 초청 공연 없이 순수하게 울산 문화예술인들로만 꾸린 축제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미래의 문화 향유인이 어린 아이들부터 외국인들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축제라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교학 울산민예총 이사장은 “앞으로 도깨비난장을 더욱 알차게 꾸리기 위해 올해부터 외부 평가단을 운영한다”며 “내년에는 더욱 다채로운 도깨비난장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