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문화관광재단의 2024년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더 클래식 이음이 진행한 ‘민화로 보여주는 동물의 사육제’ 공연이 지난 4일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열렸다.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 콘서트여서 자녀를 데려온 가족 단위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공연은 서양 음악인 클래식 공연에 동물의 사육제에 묘사된 동물들이 인공지능(AI)이 생성한 민화풍의 그림으로 영상화되고 사자 탈춤, 마당놀이, 한복을 입은 연주자들 등 동양적인 전통 요소들이 등장해 신선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민화풍의 동물 중에는 지금 우리가 아는 동물의 모습과 다른 경우도 있었다.
또 여러 악기로 동물들을 묘사한 원곡과 달리 피아노 두대, 합창, 첼로로 음악을 단순하게 들려줘 아이들도 쉽게 클래식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공연은 ‘도사’라는 등장인물이 10년 전 잃어버린 아기 사자를 찾는 것으로 시작됐다. 전통 한복을 입은 도사를 피해 도망가는 아기 사자(사자 탈춤)에 아이들은 도사에게 아기 사자의 위치를 알려주며 적극적으로 공연에 참여했다.
피아니스트 서아름과 최훈락의 연주에 맞춰 14곡의 동물의 사육제가 차례로 연주됐다.
중간중간 도사와 피아니스트 서아름이 다음 곡에 대해 설명해주며 아이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공연 중간중간 도사가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소통을 계속했다.
남외초등학교 합창단도 계속 무대에 남아 공연에 참여했다. 8번 곡 ‘귀가 긴 등장인물’에서 피아니스트 서아름이 동화를 구연한 뒤 남외초 합창단원 중 일부가 바이올린 연주를 하기도 했다.
특히 12번째 곡 ‘화석’에서는 울산의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를 자연스레 녹이며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알렸다. 13번째 곡 ‘백조’에는 첼리스트 이서은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공연의 마지막 피날레에서는 아기 사자가 다시 등장하며 끝까지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었다.
김나희(11)양은 “백조 음악에 맞춰 첼로를 연주하는 것과 남외초등학교 합창단이 합창하는 것이 멋있었다”며 “공연이 어렵지 않고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보민(31·울주군)씨는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동양적인 요소들이 포함돼 신선했다”며 “다만 다음번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연령대를 확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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