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 투자 철회…‘기업하기 좋은 도시’ 고삐 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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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 투자 철회…‘기업하기 좋은 도시’ 고삐 좨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11.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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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 지역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기업 하기 좋은 도시’ 울산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실적 악화로 인한 재무 부담 등을 이유로 사업 투자 중단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민선 8기 시 정부 출범 이후 친기업 정책을 앞세워 총 20조원이 넘는 투자유치로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명성을 높인 울산에는 좋지 않은 신호다.

향토기업 후성은 최근 경영난을 이유로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내 반도체 특수가스 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포기했다. 최근 반도체 시장 침체로 특수가스 사업 실적 악화와 이로 인한 투자 부담 증가로 사업을 접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그간 야심차게 추진하던 재활용 플라스틱 단지 울산 ARC 사업을 중단했다. 1조8000억 원을 투자해 2026년부터 연 32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세계 최초 플라스틱 종합 재활용 단지를 짓는 사업인데, 파트너인 미국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와 합작투자 중단에 합의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도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울산 투자사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직접투자와 자회사를 통해 2조원이 넘는 이차전지 소재사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경영권이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에 넘어갈 경우 신규 투자 축소 등으로 울산지역 투자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또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자사주 매입 등으로 인한 투자 여력이 약화돼 3대 트로이카 드라이브(이차전지 소재·자원순환·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최근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하고, 일부는 채무상환을 위해 2.5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울산시는 ‘투자하고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올해 5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사업 철회는 좋지 않은 신호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뒷문도 단단히 잠가야 한다. 시는 기업 친화적인 투자기반 조성, 기업 맞춤형 현장지원 및 투자 전주기 관리 등 ‘기업 하기 좋은 도시’ 울산의 미래를 확고히 그려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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