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홍의 말하기와 듣기(26)]축하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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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의 말하기와 듣기(26)]축하 말하기
  • 경상일보
  • 승인 2024.12.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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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남의 좋은 일에 축하 인사를 할 경우가 많다. 축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다. 그냥 덕담으로 간단하게 축하의 인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결혼축사에서부터 공적이거나 사적인 행사에 형식을 갖추어 축하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축하하는 말하기라고 해서 고정된 틀(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축하 말하기도 담화의 한 갈래이기 때문에 축사 담화가 가지고 있는 공통되는 큰 틀은 있다.

축하 말하기는 먼저 인사말로 시작한다. 인사말은 행사를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참석자에게 참석해 주어서 고맙다는 감사의 인사를 한다. 그리고 자기가 인사말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곁들이기도 한다.

그 다음은 축하할 대상에 대해 칭찬말을 한다. 칭찬할 대상이 사람이면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칭찬하고 기관이나 업체일 경우는 그 기관이나 업체가 문을 열게 된 과정과 기관과 업체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서 미래 성공과 발전 등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덕담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업체나 기관이 시작하기까지 도움이나 협조를 해준 사람이나 기관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도 좋다. 입학이나 졸업일 경우는 학생들에게 부탁의 말도 할 수 있으며, 결혼 축사일 경우는 신랑, 신부나 혼주와의 관계와 축사하게 된 인연을 말하면서 말을 풀어 갈 수도 있다. 그리고 신랑, 신부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부탁의 말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는 축하의 말과 대상에 대해 발전이나 성공을 기원하는 말을 반복하면서 끝을 맺는 것이 자연스럽다.

축하 말하기는 장소와 대상에 따라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어떤 축하말이든 높임말로 해야 하며 겸손하고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자기 자랑과 부정적인 말투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하며 어려운 미사어구나 현학적인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누구나 알아듣게 일상적으로 말하듯 쉽게 말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능하면 짧으면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자기만의 말이 있으면 더욱 좋다. 자세는 언제나 바르게 하되 자연스럽게 하고 말소리는 분명하고 크게 해야 한다. 미리 여러번 연습하여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축사를 외워 말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우니 보고 읽을 때도 끊어읽을 자리를 미리 표시해 천천히 읽어야 한다.

지금까지 남들에게 축하말을 많이 써주기도 하고 직접 축사도 많이 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언제나 힘들고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살면서 혹시라도 남들에게 축하할 귀한 기회가 온다면 그들에게 힘이 되고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멋진 축하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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