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모처럼 단비가 내리면서 모두의 바람대로 완진이 되었으나, 이번 산불은 많은 과제를 남겼다.
30일 울산시와 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온양읍 운화리와 대운산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로 931㏊의 산림이 전소했다. 축구장 1304개 크기로 울산 지역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종전에는 지난 2020년 울주군 웅촌면에서 발생한 산불로, 519㏊에 달하는 면적의 산림과 가옥이 전소됐다. 웅촌면 산불과 비교해 배 가까운 피해규모다.
엿새 동안 산불 진화에 공무원, 경찰, 경찰 등 1만명에 달하는 누적 인원과 헬기, 진화차, 소방차 등 수백 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이번 산불 진화 현장에선 불을 끄고 돌아서면 그만큼의 면적에 불이 붙는 상황이 반복됐다.
재선충 더미와 1~2m가량 쌓인 나뭇잎 등에서 숨은 불씨가 재발화하며 진화율이 반복적으로 낮아지는 등 한때 98%까지 올랐던 진화율이 78%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악산(험한 산)이라는 자연적 장애물 뿐만 아니라 소방차 등의 장비를 현장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임도 부족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그간 산림경영과 재해예방을 위한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환경·생태축 파괴와 산사태 원인 제공 등의 반대 이유에 번번이 막혔다. 임도 개설에 산주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임도 개설을 어렵게 한다.
초동진화의 핵심인 지자체 임차 헬기 확충도 시급하다. 첫 신고부터 현장 도착 후 물 투하까지 산불 진화의 골든타임은 ‘임차 헬기 30분, 산림청 헬기 50분’이다. 그만큼 산불 현장 가장 가까이서 가장 먼저 투입되는 지자체 임차 헬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으나, 울산의 경우 현재 1대 밖에 없는 실정이다.
산불 진화에 투입 인력의 개인 장비류도 문제다. 투입 인력 대부분이 방연마스크가 아니라 일반마스크를 쓰고 있고, 안전모와 안전화도 없이 운동화 혹은 단화를 신고 투입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등짐펌프와 끌개 등 진화 도구를 제외한 개인 안전 장비는 개인이 알아서 구비해야 한다. 이외에도 골짜기나 절벽 같이 인력 투입이 어려운 곳의 경우, 드론 등을 활용한 진화 장비를 도입하거나 연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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