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도시 울산의 ‘염전’ 흔적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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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도시 울산의 ‘염전’ 흔적 파헤친다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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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문화유산 마채제염' 3번째 수정 보완판을 발간했다.

한반도 최대 소금 생산지였던 울산의 제염산업과 제염문화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문홍일(사진) 울산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가 2021년 첫 출간한 <울산의 문화유산 마채제염> 3번째 수정 보완판을 발간했다. 일제강점기 울산의 염업 현황과 광복 이후 울산에서 염전 조성이 추진되었다는 내용 등이 추가됐다.

이 책은 △자연과 함께한 소금문화 △마채제염, 천년의 비밀 △마채염전 △마채소금 △마채제염 문헌 자료 △콘텐츠의 확장 △마채제염 마을의 미래 예견 등으로 구성됐다.

마채제염은 마채염전에서의 소금 제조를 말한다. 마채염전은 1960년대까지 울산 남구 부곡동과 하개동, 울주군 청량읍에 걸쳐 형성되었던 염전으로, 지금은 석유화학공단이 자리하고 있다.

▲ 문홍일(사진) 울산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 문홍일(사진) 울산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마채소금은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에 말려 생산하는 천일염과는 달리, 바닷물을 끓인 자염(煮鹽)이다. 밀물 때 들어온 바닷물을 도랑에 가두었다가 갯벌에 뿌린 뒤 햇볕과 바람에 말리면 소금으로 응고되고, 여기에 다시 바닷물을 부으면 염도가 30~40% 이상 높아진 염수를 얻을 수 있다. 이 염수를 끓이면 자염이 된다.

저자는 현재 염전 흔적이 남아 있는 울주군 청량읍 화창마을을 중심으로 현장조사, 지적도와 토지대장 등 문헌 확인, 주민 채록으로 마채염전 고증을 거쳐 현재까지 10필지 5378평(약 1만7800㎡)의 염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1934년 간행된 <울산읍지>에서는 청량면 마채염전 이외에도 울산면 삼산염전, 하상면 대도염전, 대현면 합도염전 등이 기록돼 있다. 1903년 간행된 <최신한국사정>에도 ‘한국에서 울산은 소금 생산지로 유명하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번 3판에서는 일제강점기 울산의 염업 현황과 광복 이후 울산에서 염전 조성이 추진되었다는 내용, 마채강의 유래와 마채염전, 맛있는 마채소금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특히 저자는 1947년에 울산에서 추진된 천일염전 조성계획 발견한 자료를 확보해 공개했다.

자료는 1947년 1월15일 김택만과 박창래가 추진한 ‘공유수립매립면허원’으로, 이 자료에 따르면 최초의 천일염전 행위를 위한 자료로 경상남도에 제출한 개량된 청사진이다. 염전개발 면적은 6300여평(약 2만800㎡)이다.

저자는 “작은 규모이지만 울산에서 시도한 천일염전으로 울산이 과거 우리나라 자염 염전 대단지 지역임을 비교한다면 획기적인 시대상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홍일 교수는 1951년 전남 목포 출생으로 <팔금도제염문화 100년>, <위대한 유산 천일염>, <울산의 문화유산 마채제염>, <김막동家, 토판 천일염을 이어가다> 등을 출간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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