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산림청에 따르면, 2024년 울산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는 8만4593그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4만4737그루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감염목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 초까지 조사되며, 활동을 멈춘 솔수염하늘소의 매개 시기를 활용해 방제작업과 함께 피해를 파악한다.
재선충병은 ‘소나무 암’이라 불릴 정도로 치명적이다. 솔수염하늘소가 옮기는 재선충이 소나무의 양분을 차단하면서 급속히 고사하게 되며,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다. 감염된 나무는 100% 고사에 이르는 것이 특징이다.
울산은 산림청이 분류한 피해등급 중 최상위인 ‘극심지역’에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울주군이 극심지역(5만그루 이상 감염)에 해당하며, 북구 역시 중간 수준이던 피해가 ‘심각지역(3만~5만그루)’으로 악화된 상태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악화일로다. 지난해 재선충병은 전국 154개 시·군·구에서 발생해 전년보다 12개 지역이 늘었고, 전체 감염목 수는 149만 그루, 방제 대상목은 261만그루에 달했다. 피해가 집단화되고 규모화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기후 변화는 재선충병 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2014년보다 솔수염하늘소가 성충으로 우화(羽化)하는 시기가 6일 빨라져 올해는 4월17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활동기간과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감염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울산은 과거 2016년 20만그루 이상 감염된 바 있으며,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예찰·방제 활동이 느슨해지며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이에 산림청은 올해 방제 예산과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5월까지 전국적으로 총 149만그루의 감염목을 조사했으며, 주변의 감염우려목을 포함해 약 261만그루를 방제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조사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7개월로 늘려 전국 448만㏊ 산림을 조사했으며, 감염목 수는 28% 증가했다.
또 기존 지자체 신청 방식에서 벗어나 헬기와 드론, 라이다(LiDAR)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선제적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반복 피해지역과 확산 우려지역에 대해서는 활엽수 등으로 교체하는 ‘수종 전환 방제’도 적극 추진 중이다.
산림청은 울산을 포함한 영남권에 피해가 집중된 만큼 해당 지역에 대한 방제전략 컨설팅도 강화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나무는 전국 산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중요한 수종”이라며 “재선충병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국민적 관심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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