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소매유통업계가 3분기 들어 소폭 반등했으나,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하며 내수 부진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상공회의소는 관내 39개 표본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84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2분기(48) 대비 반등한 수치지만, 기준치(100)를 밑도는 수준이다. 울산 소매유통 경기전망지수는 2022년 2분기(110)를 기록한 이후 3년째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업태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은 2분기(50)보다 하락한 40으로, 경기 침체와 상품·브랜드 다양성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현대백화점 동구점은 지난해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 최하위권(798억원)을 기록하며 올 6월 현대백화점 울산점의 ‘동구’ 분점으로 통합되는 등 지역 백화점 경쟁력 약화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는 2분기 40에서 3분기 100으로 크게 상승했다. 울산상의는 “지난 분기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등으로 급감했던 기저효과와 여름 휴가철 수요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편의점도 2분기 60에서 107로 오르며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는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 지역화폐 지원 확대 등이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슈퍼마켓은 2분기 44에서 3분기 89로 두 배 이상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형마트와 편의점과의 경쟁이 지속되며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울산상의 조사에서 소매유통업체들은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소비심리 회복 지연’(43.6%)을 꼽았다. 이어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15.4%),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국내시장 영향력 확대’(15.4%), ‘비용 부담 증가’(12.8%) 순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정책으로는 ‘대·중소 유통 상생 협력 촉진’(41.0%), ‘유통 규제 완화’(38.5%), ‘중소유통 경쟁력 강화’(35.9%)가 주요하게 꼽혔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등 내수 진작 정책 기대감으로 지수가 지난 분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실제 지원금 지급 시 단기적 내수 진작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3년째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어 일시적 반등 이후에도 내수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 전반의 혁신과 함께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전국 소매유통업 RBSI는 102로, 전 분기(75)보다 27p나 급등하며 2021년 3분기(106)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를 웃돌았다. 전국적으로도 편의점(108), 온라인쇼핑(105)이 높은 기대치를 보였으며, 백화점과 슈퍼마켓도 기준치(100)를 회복했다. 다만 대형마트(89)는 전국에서도 기준치를 밑돌았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