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두 신임 문예기관장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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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두 신임 문예기관장에 거는 기대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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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이달 1일자로 울산 문화예술계에는 두명의 새로운 수장이 취임했다. 한명은 임창섭 울산시립미술관장이고, 또 한명은 박용하 울산북구문화예술회관장이다. 두곳 다 개방형 직위로 공개 채용을 거쳐 부임했다. 두곳의 문예기관 수장들은 취임일자뿐 아니라 각 기관의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부임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2022년 개관 이후 올해 4년차를 맞는 울산시립미술관은 관람객이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한 2022년에는 총 19만4235명이 다녀갔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소폭 늘어난 19만8334명이 시립미술관을 찾았다. 2023년에는 상반기 3개월가량 열린 이건희컬렉션 울산전시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 시대안목’에 10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린 효과를 누렸다. 다만 이건희컬렉션을 빼면 나머지 전체 관람객은 9만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다 지난해는 관람객이 10만5941명으로 전년 대비 절반가량으로 급감했다. 세계적인 어반아트 예술가인 토마 뷔유, 존원, 셰퍼드 페어리 등이 참여한 ‘반구천에서 어반아트로’전 등을 통해 관람객 증가를 꾀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장소 선정 등을 놓고 수년간 갑론을박을 벌이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후발주자로서 차별성을 두고자 미디어아트 전문 전시관을 콘셉트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디어아트라는 장르에 익숙지 않았던 미술인이나 울산시민들은 쉽게 다가가지 못했고, 시민 대상 교육·체험프로그램 홍보 부족 등으로 시립미술관은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따로 노는 모습이다. 임창섭 신임 관장도 최근 지역 신문사 문화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러한 지적에 공감하며, 울산시립미술관의 대대적인 운영 기조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북구문화예술관은 처한 사정이 더 좋지 않다. 2003년 문을 열어 올해 개관 22주년을 맞은 북구문화예술회관은 사람으로 치면 성인의 나이가 지났지만, 위상이나 역할 등은 청소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공연과 전시 등의 양과 질 모두 나머지 구·군의 문화예기관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하고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올해 공연만 보더라도 1월에는 전무했고, 2월에는 어린이 대상 만화영화 상영 한편만이, 3월에 들어서야 제대로 된 공연인 신춘 음악회를 처음 여는 등 무료영화를 제외하면 한달에 2~4건에 불과하다. 후발주자인 울주문화예술회관(2009년)이나 중구문화의전당(2014년), 장생포문화창고(2021년) 등과 비교했을 때 이러한 부분은 더 두드러진다.

이러한 배경에는 그간 관장 자리가 일반직 공무원들이 퇴직을 앞두고 ‘쉬었다 가는 자리’ 정도로 인식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이에 개방형 직위로 다시 전환된 뒤 부임한 박용하 관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들이 두 신임 문예기관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2년간 두 기관장이 뿌린 씨앗이 풍성한 결실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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