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는 24일 신석기시대 유물인 ‘골촉 박힌 고래뼈’의 국가유산 지정을 위해 국가유산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정심의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최종 심의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이르면 8월 중순께 지정이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시는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유물의 국가유산 지정도 병행해 추진해왔다. 국가유산청 또한 해당 유물이 반구대 암각화의 조성 시기를 밝히는 핵심 유물이라는 점에서, 지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유물은 2009년 울산 신항만부두 연결도로 부지에서 발굴됐다. 2013년 국가 귀속 절차를 거쳐 울산박물관에 소장됐으며, 2015년에는 울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35호로 등록됐다. 선사시대 유물이 울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총 2건 4점으로 구성된 유물은 울산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견갑골에 골촉이 박힌 고래뼈는 수염고래로 추정되며, 골촉은 사슴뼈를 깎아 만든 뾰족한 형태로 관절와 측면에 박혀 있다. 관절와는 상완골과 연결되는 부위로, 일반적인 작살 공격이 어려운 지점이다. 전문가들은 몰이식 포경으로 고래를 좌초시킨 뒤, 또는 지쳐 있는 상태에서 사람이 바다에 직접 들어가 공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다른 고래뼈인 척추뼈 유물은 미추(尾椎) 부위의 돌기에 골촉이 박혀 있다. 이는 등지느러미 뒤쪽으로 배가 접근해 공격하기 용이한 지점이다. 작살잡이가 노리는 핵심 부위로 평가되며, 신석기시대 포경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증거다. 이 유물의 가치는 단순한 고래뼈의 발견을 넘어 반구대 암각화가 묘사하고 있는 고래 사냥 장면이 신석기인의 실제 생존활동이었음을 입증해주는 결정적인 고고학적 증거라는 점에 있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의 조성 연대에 대한 학계의 논란을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번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이 성사될 경우 반구대 암각화의 역사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중·고교 교과서 등에 남아 있는 암각화 연대 오류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골촉 박힌 고래뼈를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보존·활용이 가능하도록 국가유산 지정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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