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스토킹 전담 경찰 6명뿐…1인당 月 17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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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스토킹 전담 경찰 6명뿐…1인당 月 17건 담당
  • 이다예 기자
  • 승인 2025.09.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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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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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집착, 반복되는 연락, 끊임 없는 피해자 보호 요청….

울산 스토킹 전담 경찰관들은 오늘도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사건’과 씨름하고 있다. 최근 스토킹과 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일선 현장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피해자 보호와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충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울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스토킹 전담 경찰관은 스토킹 피해자 모니터링을 통해 사건 위험성을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피해자 초기 진술 청취부터 사실관계 확인, 응급조치, 피해자 보호, 가해자 제지, 피해자 사후 관리까지 맡는다.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특성상 사건이 시도때도 없이 발생할 수 있는 탓에 야간에도 긴급 대응해야 하는 등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

문제는 24시간 사건 모니터링 업무가 필수임에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울산에서 스토킹 사건을 전담하는 경찰관은 6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인당 월평균 16.8건의 사건을 맡았다.

2023년 14.6건, 2024년 15.8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미수 사건 등으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올 연말까지 사건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스토킹 사건만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2021년 스토킹 전담 경찰관이 신설될 당시 교제폭력 업무까지 함께 맡도록 하면서, 실제 현장의 업무 강도는 숫자가 말해주는 것보다 훨씬 더 높다는 지적이다.

이런 탓에 스토킹 전담 경찰관은 ‘3D 보직’으로 꼽혔고,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현장 인력난은 심각해지고 있다.

지역 경찰들은 “스토킹은 집요하고 지속적이어서 가해자가 경찰에게도 반발하거나 위협하는 사례도 있다”며 “피해자의 믿음을 얻고 보호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고, 아무리 꼼꼼하게 사건을 처리해도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책임은 담당자에게 전가되는 식”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은 단순 괴롭힘이 아니라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담 인력 확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일정 기간 이상 전담 근무를 하는 경찰관에게 정기 휴식 보장, 승진·전보시 가점 부여 등 제도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장욱 울산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전담 인력을 확충하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어떻게 선발하고 배치·지원하며,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스토킹 범죄는 반복성과 긴급성이 높아 ‘번아웃’(소진) 위험이 크다. 담당 경찰관의 정기 휴식 보장이나 승진·전보시 가점 부여 등의 혜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 과중을 해소하기 위해) 피해자 보호 업무는 경호업체와 같은 민간경비나 상담전문가 등과 연계해 볼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스토킹과 교제폭력, 가정폭력을 전담하는 채용 트랙을 신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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