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울주군에 따르면 범서읍 구영리 842 일원의 주차장은 12필지 약 4000㎡에 달하는 면적으로, 주차난 해소를 위해 지난해 10월 1억1900만원을 투입해 110면 규모로 조성됐다.
이 일대는 주차난이 심각한 곳으로, 군은 지난해 4월께 인근의 유휴 부지 지주를 설득해 재산세 전액 감면을 조건으로 사유지 개방 주차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4월 말까지로 2년이다. 공사를 마치고 실제 운영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0월로, 채 1년이 안됐다.
하지만 이달 초 주차장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이 게재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주차장 부지 관계자는 “재산세를 제하더라도 부지 매입 과정에서 대출한 자금의 이자만 1년에 수억원”이라며 “최근 계단이 설치된, 2필지를 구매하려는 사람이 나타나 재산세와 주차장 조성비 일부를 반납하더라도 매매하려고 한다. 우리도 군에서 매입하면 좋겠지만, 그럴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 사이에서는 주차난 재현 우려와 함께 혈세 낭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주민은 “주차장이 조성되기 전에는 수풀이 우거지고 방치된 곳이었다”며 “사유지 개방 주차장인데 억대의 돈이 투입된다기에 과한 것 아닌가 했는데, 당시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어 납득했다. 하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폐쇄 안내문이 걸리는 것을 볼 때 전형적인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주차장 조성이 꼭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혈세를 투입해 주차장의 ‘가치 상승’을 도왔다는 평가는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근 부동산 업자는 “주차장이 조성되기 전에는 수요가 아예 없던 땅”이라며 “주차장이 조성되고 유동 인구, 교통량이 증가하자 최근에 매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사유지 개방 주차장이나 평균 이상의 주차장 조성 비용 투입 주차장의 경우 계약 기간을 길게 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흔치 않은 대규모 사유지 개방 주차장이다 보니 이런 문제가 있을지 예상 못 했다”며 “제도적 보완점이 있는지 검토 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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