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면서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 등 여권과의 협치 가능성을 열어두는 이중적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송 원내대표는 출범 100일을 맞은 이재명 정부를 ‘혼용무도’(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로 규정하면서 날을 세웠다. 동시에 사법·방송·재정개혁 특위 등 여당과의 협의 채널 가동을 제안하며 ‘정책 정당’ 이미지 부각에 공을 들였다.
송 원내대표는 50여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16차례, 더불어민주당을 12차례 언급하며 정조준했다.
그는 “역류와 퇴행의 국정 운영 100일을 목도하면서 쌓여가는 국민의 한탄과 원성을 들으면서 오만하고 위험한 정치 세력에게 국가 권력을 내준 우리 국민의힘의 과오가 더욱 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정치는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2·3 계엄과 탄핵 사태라는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이재명 정부가 절대다수 의석의 민주당과 함께 ‘일방독주’로 국정을 끌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여당을 향해선 ‘일당 독재 폭주’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는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지성의 언어폭력을 가하고 있다.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 야당 파괴, 보수 괴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권력은 단맛에 취하는 순간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시작된다. 정권이 출범한 지 겨우 100일인데 왜 스스로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느냐. 국민을 위한 상식과 해법의 정치로 돌아오라”고 요구했다.
그는 나아가 “손에 든 망치를 내려놓으라”며 “겉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 양두구육의 국정운영을 그만 멈추라”고 압박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한 국가 성장률, 저출산·고령화, 지방 소멸, 노동시장 양극화 등 현안을 거론, “이런 문제를 놓고 여야가 밤새 토론하고 협의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국민이 바라는 정치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지난 8일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후 합의한 ‘여야 민생협의체’를 언급한 뒤 “이제 남은 것은 실천이다. 국민의힘은 협치할 준비가 돼 있다. 정책적 대안도 가지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 여당에 달려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절대다수를 점하는 민주당은 본인들이 결정만 하고, 선택하면 못 할 게 없는데 왜 이런 국가적 난제에 대해선 힘을 쓰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정청래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이재명 대통령과 정 대표를 향해 문제적 발언을 한 당사자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로 확인됐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정 대표가 전날 연설에서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석 쪽에서 ‘제발 그리됐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