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약 3주 앞두고 수능감독관으로 배정된 울산 교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학교 구조 변화와 강화된 시험 관리 지침으로 업무 강도가 한층 세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노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약 불법 판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울산에 설치되는 수능 시험장은 26곳, 시험실은 총 425개다. 시험실 1곳당 수험생 수는 28명 이하다.
시험실·대기실 감독관은 지난해보다 142명 늘어난 1355명이다. 감독관 1인당 담당 응시생은 올해 8.58명으로, 지난해 8.77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
수치상으로는 감독관 부담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교사들은 “체감 업무 강도는 더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고교학점제 도입과 공간 재구조화 사업 등으로 학교 구조가 대폭 바뀌며 복도·출입문 등이 다양화된 것이 주 요인이다.
수능 당일 감시해야 할 구역은 복잡해졌는데, 감독관 규모와 근무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이 올해 복도감독관 배치 기준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기준인 5실당 1명에서 4실당 1명으로 자체 조정했음에도 감독관의 부담을 줄이기에는 역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감독관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법적 위험이다.
전국중등교사노조가 최근 전국 중·고등학교 교사 319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5.2%가 수능 당일 방송·타종 및 장비 운영을 외부 용역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수능 감독 중 문제 발생 시 법적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는 뜻이다.
감독관 차출 방식에 대한 불만도 여전하다. 감독관은 중등 교사들이 맡는데, 감독을 원하지 않음에도 반강제 차출이 이뤄진다거나 저연차 순으로 우선 차출되는 식이라고 토로한다.
한편 수능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지역 수험생과 학부모를 현혹하는 ADHD 치료제 등의 불법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험생 등의 관심이 큰 식품·의약품의 온라인 부당광고·불법판매에 대해 오는 24일까지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수능 감독관의 근무 여건 개선과 안전 확보 문제는 해마다 교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안전한 수능을 위해 수험생 대상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