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와 택시는 우리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출퇴근, 통학을 비롯해 다양한 상황에서 이 단어들을 사용하지만, 택시(taxi)와 버스(bus)라는 말이 어디서 왔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오늘은 이 두 교통수단의 이름에 담긴 어원과 의미변화를 살펴본다.
먼저 taxi의 출발은 ‘세금, 요금’을 뜻하는 라틴어 taxa에서 비롯된다. 이 어근은 ‘세금’을 의미하는 tax로도 친숙하며, ‘국세청 홈택스’ 같은 공공기관 명칭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890년대 후반 프랑스 파리에서는 일반 대중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 측정기를 부착한 마차가 등장했다. 이 측정기를 taximeter라 불렀는데, 여기서 meter는 ‘측정기’를 뜻하며, 그 어원은 그리스어 metron이다. 택시에 오르면 자동으로 눈길이 가는 ‘미터기’가 바로 이것이다.
이 taximeter가 달린 마차는 당시 프랑스어로 cabriolet이라 불렸으며, 가볍고 두 바퀴가 달린, 말 한 마리가 끄는 소형 승용 마차를 의미했다. 이 cabriolet가 영국에 전해지며 cab이라는 줄임말로 영어에 정착했고, 오늘날에도 미국에서는 taxi보다 cab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쓴다.
20세기 초 런던과 뉴욕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 기반의 택시 서비스가 등장했고, 이를 taximeter cab 또는 taxicab이라 불렀다. 그러나 명칭이 길어 taxi 또는 cab으로 축약되었고, 이후 이 단어들이 전 세계로 퍼지며 다양한 언어에 차용되었다. 결국, ‘요금’ ‘측정기’ ‘이동수단’의 의미가 모두 응축되어 오늘날의 택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는 라틴어 omnibus에서 유래한다. 이 단어는 ‘모두를 위한(for all)’이라는 뜻을 지니며, 원래 ‘모두를 위한 운송수단(vehiculum omnibus destinatum)’이라는 문맥에서 나왔다.
19세기 프랑스와 영국에서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마차형 차량을 omnibus라 불렀고, 시간이 지나며 간단하게 bus로 축약되어 오늘날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심민수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