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고용 구조는 제조업 중심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산업 대전환의 흐름 속에서 서비스업 정체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울산 취업자는 전년보다 1만 명 늘어 58만명대로 올라섰다. 상반기 기준 취업자 58만명 돌파는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울산 취업자 상위 5대 산업 중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6만6000명)이 광역시 승격이후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울산 취업자 10명 중 1명꼴로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종사자인 셈이다. 17개 시·도 중 취업자 1위 산업이 제조업인 곳은 울산이 유일하다. 직업별로도 ‘기계 제조·관련 기계 조작 및 조립직’(5만명), ‘운전 및 운송 관련 기계 조작직’(3만7000명)이 상위 1, 2위를 차지해 제조업 중심의 고용 구조를 보여준다.
다만, 자동차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보다 1000명 감소하며 전체 취업자 비중도 11.4%로 소폭 낮아졌다. 전기차·수소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 공정의 효율화와 자동화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울산 차 산업이 단순 인력 조립에서 AI·로봇 제어 등 ‘스마트 제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제조업의 확고한 입지와 달리, 서비스업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고용 2위인 ‘음식점 및 주점업’과 3위 ‘소매업’(자동차 제외) 취업자는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 서비스업’이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을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선 것은 주목할만한 변화다. 제조업 일변도의 산업 구조 속에서 교육·지식 산업의 비중이 조금씩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울산 고용시장의 최대 강점은 자동차·조선·화학 등 주력 제조업의 풍부한 숙련 인력 확보다. 하지만 제조업 편중이 심화되며 서비스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 약점도 분명하다. 전기차·수소차, 에너지 신산업, 스마트팩토리 등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축소, 인구 감소 등은 여전히 위협 요인이다.
울산 고용시장은 제조업의 견고함과 서비스업의 부진이 공존하며 구조적 정체를 보이고 있다. 다시 도약하려면 과거의 영광에서 깨어나야 한다. 제조업의 스마트화, 서비스업의 디지털화, 신에너지 산업 육성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지속적으로 낡은 산업의 틀을 넘어 미래 일자리의 씨앗을 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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