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석화산업 고용시장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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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석화산업 고용시장 불안 확산
  • 이다예 기자
  • 승인 2025.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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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이 연말까지 사업 재편안을 내놓기로 하면서 울산 노동시장에 구조조정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S-OIL 3사는 지난달 30일 ‘울산 석화단지 사업 재편을 위한 업무협약(LOI)’을 체결했다. 이들은 외부 컨설팅 기관을 선정해 사업재편 전략에 대한 자문을 받기로 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한다.

3사는 시설 감축과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골자로 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추가 조율을 거쳐 후 연말까지 최종 사업 재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선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르면 오는 12월 중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에 대한 구조조정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대산산단 내 석화 설비를 통폐합하는 내용의 사업재편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 NCC 설비 등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HD현대케미칼에 이전해 설비를 통합하고, HD현대케미칼은 현금출자를 통해 합작사를 세운 뒤 양사 지분을 비슷하게 재조정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근로자들은 합작사로 고용 승계되거나 중복 인력·노후 설비 관련 직무는 희망퇴직 등의 형태로 조정될 수 있다. 또 간접고용 비중이 늘어나 장기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고부가 전환 과정에서 특정 공정 인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울산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최근 울산에서는 협력업체 중심으로 인력 감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청 인력 조정 논의까지 더해지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고용 불안은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울산·미포국가산단 고용 규모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 2.2% 감소했다.

남구 석화단지에서 20년 넘게 근무 중인 근로자 A(55)씨는 “전기 등 유틸리티 비용이 3년 사이 70%나 오르고, 설비 노후화 등으로 버티기 힘들다. 공장이 멈춘 곳이 늘고, 협력업체는 물론 원청 인력도 줄고 있다”며 “지금 나가면 갈 곳이 없다는 게 제일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지역 노동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동계는 석유화학산업 특성상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한 간접고용 의존도가 높아, 한 공장만 멈춰도 정비·물류·공사 등 연관 업종 일자리에 미치는 파급이 크다고 지적한다.

전국화학노련 울산본부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은 장기 운영이 전제되는 산업으로, 퇴직자 자연감소분만으로도 3~4년간 고용이 유지될 수 있다”며 “단기 실적 악화로 무리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보다 정부와 지자체가 산업전환 충격을 완화할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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