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청년, 부채·실업·번아웃에 고립…해법은 구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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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 청년, 부채·실업·번아웃에 고립…해법은 구조 개편
  • 경상일보
  • 승인 2025.10.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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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청년층이 심각한 ‘다중고(多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빚은 늘고, 일자리는 부족하며, 정신적 탈진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국 평균을 훌쩍 웃도는 부채 부담과 낮은 고용률, 그리고 높은 번아웃 경험률은 청년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전통 산업 중심에 머문 울산의 도시 구조가 청년들에게는 버텨내기 힘든 환경이 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동남권 청년의 삶 2025’에 따르면, 2024년 울산 청년 인구는 전체의 23.5%로 2015년보다 6.2%p 감소했다. 동남권 내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울산 청년 순유출 인원은 2015년 792명에서 2023년 7263명까지 확대됐다가, 2024년 1724명으로 격감했지만 여전히 순유출세는 이어지고 있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 구조와 문화·정주 여건의 한계가 청년들의 이탈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 고용 여건도 심상치 않다. 울산의 청년 고용률은 64.1%로 전국 평균을 밑돌고, 실업률은 6.8%로 전국(4.5%)을 크게 넘어섰다. ‘쉬었음’으로 분류된 비경제활동 청년 비율도 21.2%에 달한다. 울산 청년들이 일자리 부족을 넘어, 경제활동 의지마저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층의 정신적 피로도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울산 청년의 번아웃 경험률은 42%로, 청년 10명 중 4명 이상이 탈진을 호소한다. ‘진로 불안’이 가장 큰 원인이고, 과중한 업무와 일·삶의 불균형이 뒤를 이었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청년들은 서서히 정신적 소진에 이르고 있다.

경제적 압박 역시 청년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울산 청년의 평균 소득은 2693만원, 부채는 2660만원으로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약 99%에 달한다. 버는 돈으로 부채를 상환하기도 빠듯한 구조다. 최근 3년 새 소득은 늘었지만 부채는 4배 이상 급증했다. 전국 청년보다 부채가 1000만원 더 많다. 부채의 62%가 주택 관련 대출로, 높은 주거비 부담이 청년들의 삶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청년의 부채·고용·정신건강 문제는 서로 맞물린 구조적 위기다. 산업 의존도가 높은 울산은 일자리는 많지만, 청년이 머물고 싶어 하는 매력은 부족하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는 미래가 없다.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지역 구조의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청년 맞춤형 일자리, 주거 안정, 문화·심리 지원을 결합한 종합 대책이 마련될 때, 울산은 비로소 ‘일하는 도시’를 넘어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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