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KTX-이음 정차역 선정 발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울산 북구와 울주군이 유치 경쟁의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과열 양상을 보였던 유치전은 한층 조심스러운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구는 최근 북울산역 정차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을 재개했다.
북구는 지난 28일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현장을 찾아 주민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북울산역 정차’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이날 북구 광역교통발전위원회 위원들도 동참해 현장 서명운동을 펼치며 참여를 독려했다.
울주군은 지난 21일 군청에서 민·관·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남창역 정차 유치’ 간담회와 공동선언식을 열고 남부권 산업·교통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또 주민단체도 도보 순례길 홍보 등으로 지역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와 달리 두 지자체는 국토부 발표 시점이 다가옴에도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지양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북구는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홍보영상 제작 등 관련 예산 7000만원의 배정을 검토하다가 전액 삭감했다. 결국 민간위원 출장여비 200만원만 반영돼, 제한된 예산으로 최소한의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가능한 예산과 범위 안에서 유치를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주군도 지난해에 비해 남창역 정차 유치를 위한 공개 활동을 크게 줄였다. 군의 올해 철도 관련 예산은 5000만원 수준이지만 일부는 철도 교통이용 활성화에 쓰이는 등 KTX 유치 관련 예산은 크게 줄어든다. 군이 진행하는 홍보는 현수막 설치와 청사 외벽 홍보 정도로 알려졌다.
이처럼 두 지자체가 공개 홍보를 자제하는 것은 지난해 과열된 경쟁에서 비롯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발표가 임박하면서 공개적 홍보에서 한발 물러나 제한된 예산과 내부 전략 중심으로 움직이며 정치권·기업 네트워크를 통한 간접 접촉이나 전문 보고서 준비 등 ‘보이지 않는 준비’에 집중하는 태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그동안은 서명운동과 공개 홍보를 통해 시민과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물밑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내부 보고와 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더욱 신중한 접근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오는 12월께 KTX-이음 추가 정차역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