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27일께 벚꽃 절정
동해안선 제일의 풍광 자랑
관광객 비롯 출사족에 인기
역사문화탐방도 줄이어
대곡박물관, 31일 현장탐방
왜성에 얽힌 역사이야기 전해
올해는 마음 편히 벚꽃구경 할 수 있을까.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을 바라보는 야산에 서생포왜성이 있다. 등잔 밑이 어두워서일까. 서생포왜성은 동해안선 제일의 벚꽃 풍광을 연출하지만, 오래된 성벽과 어우러진 봄날의 정취를 제대로 만끽해 본 시민은 그리 많지 않다. 이 곳은 오히려 외지인들에게 더 유명하다. 해마다 벚꽃철이 돌아오면, 야산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이 관광객 행렬로 붐비는 이유다. 카메라를 맨 출사족과 화구를 등에 진 미술인도 합세한다.
울산의 벚꽃은 보통 3월 말 개화가 시작 돼 4월 첫 주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는 며칠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 글로벌 기상전문 사이트는 울산지역 벚꽃이 가장 만개하는 날짜를 이번 달 27일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이 시기 서생포왜성에는 역사문화탐방단의 방문도 줄을 잇는다. 이 곳은 임진왜란 중인 1594년 4월과 7월, 1597년 3월 조선의 승병장 유정(사명당)과 일본군 장수 가토 사이에 강화회담이 열린 곳으로 유명하다. 왜란이 끝난 뒤엔 1895년까지 300년 가까이 조선의 수군 진성(동첨절제사영성)으로 쓰였다. 이 성은 또 왜란 뒤 가토가 일본 규슈 구마모토 영지에 쌓은 일본 3대 성의 하나인 구마모토 성의 원형으로도 평가받는다. 우리의 아픈 역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곳은 1996년까지 사적으로 지정됐다가, 정부의 일제 지정 문화재 재평가에 따라 해제된 뒤, 지금은 울산시 문화재자료(제8호)로 남아있다. 둘레 4.2㎞, 면적 15만1934㎡ 규모로, 현재 남아 있는 왜성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다.
때마침 울산대곡박물관이 오는 31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봄날에 만나는 서생포왜성 이야기’라는 주제로 현장탐방을 실시한다. 벚꽃 가득한 서생포왜성을 답사하며 왜성에 얽힌 이야기와 임란이후 조선사를 두루 알 수 있다. 선착순 20명. 문의 229·6638.
한편 울산지역 봄축제인 남구 궁거랑 벚꽃한마당, 동구 남목벚꽃축제, 울주 작천정 벚꽃축제 등은 모두 취소됐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