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용탈 만들기’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김현우 장인이 1년여 만에 또다시 처용탈을 들고 나왔다. 올해로 벌써 35년째다. 김 장인은 수백여개 처용탈이 자리를 차지한 비좁은 작업실에서 누가 뭐라해도 묵묵히 처용탈만 만든다. 잊을만하면 한번씩 1년 치의 결과물을 들고나와 ‘처용암’ ‘처용설화’ ‘처용문화제’가 있는 곳이 바로 울산 임을 시민들에게 알린다.
올해 전시는 ‘김현우의 처용탈방’이라는 제목으로 18일부터 24일까지 울산 남구문화원 갤러리 숲에서 열린다.
김 장인은 신라의 처용설화와 처용무에서 유래된 처용탈의 원형을 찾기 위해 울산에서 학문적 연구와 탈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게 만든 처용탈은 다 똑같이 보이지만 알고보면 피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오동나무, 감나무 등 재료가 다르다.
올해는 돌배나무로 제작한 선생의 처용탈 기본형 외에 ‘평양감사연희도’의 기록대로 복원한 처용탈, 오방의 다섯처용탈, 처용테라코타 작품, 목조공수동자상, 헌강왕 일행탈, 원초처용면, 방상시탈 등도 선보인다.
한평생을 처용탈에 바친 그의 삶을 두고 지역 전통문화 및 역사문화 관계자들은 빚을 지고 있는 기분이라고 한다. 그의 노력이 그의 대(代)에서 끊기지 않고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이다. ‘김현우의 처용탈’이 지자체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그 동안의 연구 실적과 기술이 전승되도록 하자는 의견도 많다. 다만, 수년째 심의 단계에서 탈락되다보니 본인은 물론 지켜보는 이들 모두 안타까워 하고 있다. 해결책을 위한 지역문예계 전반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현우 장인은 “처용탈을 만들면서 고비도 많았고 보람도 많았다. 그래도 처용의 얼굴을 내가 만들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요즘같이 힘든 시기, 옛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처용탈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