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부품업계의 특정 완성차 전속 거래 비중은 44%, 글로벌 OEM 납품사 비중은 5.3%에 불과하다. 완성차 회사에 대한 종속성이 높아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부품기업의 생산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대수와 연동되는 구조인데, 완성차 판매가 부진에 접어든 지난 2016년 이후 수익성이 지속 악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동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울산시는 부품업체들의 미래차 전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 종합 지원 플랫폼 구축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부품기업 1000곳을 미래차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13곳인 매출 1조원 규모의 글로벌 부품기업을 20곳으로 확대하고, 1000만달러 수출 부품기업도 2020년 156곳에서 2030년 25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래차 전환 플랫폼 구축 △사업모델 혁신 지원 △사업 재편 지원수단 확충 등 3대 분야 12개 세부 정책과제를 수립했다.
미래차 전환 플랫폼 구축을 위해 권역별로 ‘미래차 전환 종합 지원 플랫폼’을 구축한다. 완성차와 대형 부품기업이 참여하는 수요기업 협의회를 운영해 미래차 개발·구매 계획을 공유하고 컨설팅과 금융·판로 등을 일괄 지원한다.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 기획 및 사업 재편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미래 준비와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이종산업간 협력의 장도 구축한다. IT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을 진행해 협력모델을 발굴한 뒤 기술개발이 완료된 품목의 시제품 성능 평가를 지원한다. 미래차 핵심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을 발굴한 뒤 국내 부품기업과 연계도 추진한다.
자동차 부품산업의 사업모델 혁신 지원을 위해 완성차 회사의 전략과 연계해 고성장 분야에 진출하고 미래차 분야 신사업 개척도 지원한다. GVC(글로벌 가치 사슬)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한 전략 품목을 육성하고, 글로벌 완성차 회사 및 글로벌 점유율 상승이 예상되는 신흥 전기·자율차 기업을 대상으로 특화된 마케팅과 무역금융을 지원한다. 연관 산업 생태계의 미래차 대응 역량도 강화한다.
미래차 사업 재편 지원 수단 확충을 위해 자금을 미래차 전환 투자에 집중 지원한다. 현장 수요 등을 고려해 미래차 설비 투자와 M&A 소요 자금의 저리 융자를 검토한다. 후발기업의 사업 재편 촉진을 위한 전용 R&D를 신설하는 등 기업 유형별 특화 R&D를 지원하고, 융합형 선도 인력 양성 및 재직자 전환 교육도 강화한다.
◇울산테크노파크 중심 기술 개발
울산시는 울산TP와 협업해 다양한 부품기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내연기관차 부품기업의 전력·전자 융합기술 전환 지원이다. 전기차 및 자율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새시·차체·의장 등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전장부품 기업 전환을 지원하거나 주력 품목의 다각화를 돕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전력·전자 융합부품 단기 제품 상용화 개발을 지원하고, 융합부품 신뢰성 평가 시험 장비도 구축했다. 시제품 제작 및 제품 고급화를 지원하고 기술 사업화와 마케팅 활성화도 돕는다. 총 사업비 62억여원을 투입해 지난해 5월부터 2년간 사업을 진행 중이다. 1·2차년도 각각 19개와 8개의 제품 상용화 시제품을 제작한다. 연간 수혜 기업은 각각 50곳으로 예상된다.
시는 또 미래형 자동차 부품 신기술 개발, 초소형 전기차 산업 육성 실증사업, 미래차 종합 안전시험장 구축 및 고안전 부품 개발 사업, 지능형 전력 구동 핵심부품 지원 기반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시는 미래차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자동차 부품 공급 중소기업이 밀집한 북구와 울주군 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고용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고용안정 선제 대응 패키지 지원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총 사업비 412억여 원을 투입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사업을 진행한다.
미래차 전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부품산업의 대규모 고용 충격에 선제 대응해 미래차 전환을 위한 인력 양성, 실·퇴직자 고용 서비스, 기업 맞춤형 패키지 지원 등을 통해 미래차 산업으로의 안정적인 연착륙을 유도한다.
문진수 울산TP 선임연구원은 “업체별로 사정이 다르고 부품군별로도 사정이 달라 세부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전반적인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플랫폼 형태로 기업 애로에 따라 다양하게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