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지도부는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직 안건을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9일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이 전 대표의 개인적인 정치적 결연함은 이해하지만, 실제 처리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지사의 사퇴서가 처리될 경우 민주당 의석수는 현 170석에서 169석으로 줄어든다. 국회법상 회기 중 의원직 사직 안건은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재적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해야 의결)로 처리된다. 그러나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안건으로 부의하기 위해서는 교섭단체인 민주당과 국민의힘간 협의가 필요하다.
여기에다 민주당 의석이 과반이 넘기 때문에 민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사직서 처리가 불가능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낙연 전 대표 사직 안건을 사실상 처리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한 것은 이 전 대표의 사직 선언을 선거 과정에서 나온 정치적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퇴 선언 자체로 효과를 본 상황에서 실제 사퇴안건 처리에 나설 경우 연쇄 행동을 유발하면서 당내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
실제 당장 이낙연 캠프 설훈 선대위원장도 동반 사퇴를 검토하다 청회소동을 빚기도 했다.
특히 대선 후보 중 현직인 이재명 경기지사, 김두관 박용진 의원 등의 직 유지 문제도 경선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당에선 이번 의원직 사퇴 파동으로 대선 후보가 선출된 이후 당이 원팀으로 본선에 대응하는데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표의 주도권 전쟁은 한층 격화하면서도 정책에도 적극 대처하는 모양새다.
이 경기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수원시와 공공기관 이전 부지의 발전적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틀째 전남 여수·보성 지역에서 비공개 일정을 진행하며 호남 표밭을 다졌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전날 의원직 사퇴 선언에 대해 일각에서 비판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예전에 그 문제가 나왔을 때 ‘그러면 네가 의원직 사퇴하라’고 말했던 분들이 지금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이상하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