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파가 남녀 프로농구·배구로 확산됐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서울 SK와 경기를 치른 뒤 확진자가 대거 나온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KBL은 16일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프로농구 3경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원주 DB-전주 KCC 경기, 17일 서울 삼성-서울 SK, 20일 창원 LG-서울 삼성전이 연기됐다.
프로농구는 당초 국가대표 A매치 기간을 위해 18일부터 휴식기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각 구단에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조기 휴식기에 돌입했다.
10개 구단에서는 이날까지 40명이 넘는 확진자가 속출했고,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구단은 대구 한국가스공사 뿐이다.
애초 매일 확진자가 나오는데도 KBL은 자체 매뉴얼상 문제가 없다며 경기를 진행해왔으나 지난 15일 현대모비스-SK 경기는 결국 치명타가 됐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5일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진행했고, 선수 1명이 아침에 고열 증세를 보여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는데 양성이 나왔다.
이후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 음성을 받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두 PCR 검사까지 추가로 진행했다. 그 결과 2명이 추가 확진됐고 스태프 1명 포함 6명이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기시작 전에 이같은 결과를 받은 현대모비스는 KBL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지만 KBL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확진자와 양성자만 경기 제외 대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어쩔 수 없이 경기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던 현대모비스는 부랴부랴 D리그 선수 2명을 호출했으나 경기 직전 다른 1명이 또 고열증세를 보여 12명 엔트리가 채워지지 못한 상태였다. 현대모비스는 결국 오전에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받은 선수의 이름을 엔트리에 기재하면서까지 경기를 치렀다. 이 선수가 경기에 투입되진 않았다.
마스크 착용도 거부한 KBL 때문에 마스크도 없이 서울 SK와 경기를 치른 현대모비스는 전날 재검대상자로 분류된 6명 중 5명이 16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대모비스에서는 총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선수들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KBL의 결정에 선수들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허훈(KT)과 최준용(SK) 등은 자신의 SNS에 KBL의 경기 강행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남녀 프로배구와 여자 프로농구 역시 확진자 발생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에서 확진자가 나와 엔트리를 충족하지 못해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로배구는 15일로 하루 소급 적용해 남자부 일정을 24일까지 중단한다. 여자부도 확진자가 쏟아져 지난 12일부터 일시 중단돼 있는 상태다.
여자 프로농구 퓨처스리그(2군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청주 KB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여자 프로농구는 2팀이 빠진 상황에서 용인 삼성생명과 인천 신한은행, 부천 하나원큐, BNK 등 4개 팀이 17~20일 남은 퓨처스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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