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화마 때 방치된 피해목이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 인근 야산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울산의 산림 곳곳에 훈증 처리된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목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대형 산불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6일 산불이 발생한 직동리 인근 야산은 지난 2013년 3월9일 발생해 임야 약 50㏊를 태운 언양 산불 피해지역과 일부 겹친다. 당시 큰 나무 상당수가 불에 타거나 말라죽었고, 이번 산불 때는 2013년 이후 심어놓은 어린 나무 위주로 불에 탔다.
직동리 야산은 불에 탈게 그다지 많지 않은 ‘민둥산’의 모습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2013년 산불 이후 방치되던 피해목이 사실상 장작 역할을 하며 피해를 키웠다. 당시 불에 타거나 고사한 나무를 절단해 산 곳곳에 쌓아뒀는데, 이 나무가 이번 산불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직동리 신화마을 인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처음에는 불길이 잔잔했지만 잠시 후 산 곳곳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며 “2013년 산불 이후 치우지 않은 피해목이 결국 장작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울산의 야산 곳곳에는 산불 피해목 뿐 아니라 소나무재선충병을 이유로 훈증처리한 뒤 방치되고 있는 사실상의 ‘장작’이 쌓여 있지만 비용 등의 이유로 제대로 수거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7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4년간 울산에서 47만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병 피해를 입었다. 이들 피해목 대부분 훈증 처리돼 산 곳곳에 산재돼 있다.
현재 산에 방치된 피해목은 바짝 마른 상태다보니 산불을 확산시킬 수 있지만 수거하기에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다보니 자연 상태에서 방치하다 썩어 거름이 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산 곳곳에 위치한 피해목을 사람의 힘으로 옮기기엔 시간이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현실적으로 어렵다보니 최대한 산불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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