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진장디플렉스. 외부에서 보면 가구 판매점들이 전면에 위치해 공구상가인지 알 수 없다. 복도를 포함한 건물 내부는 전체적으로 음침하고 어두웠고 에스컬레이터는 사용금지 팻말이 걸려있다. 빈 사무실이 즐비하고 간판은 달려있지만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사무실들도 많았다. 2시간 동안 마주친 사람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또 공구상가라는 다른 명칭을 가지고 있지만 공구업체는 채 10곳이 되지 않았다.
상인 A씨는 “공구상가인데 공구 관련 원스톱 쇼핑이 불가능하다”며 “공구상가를 고집할게 아니라 다른 업종 단지로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진장디플렉스는 울산도시공사가 출범 후 시행한 첫 사업으로, 대지면적 5만2165㎡의 동남권을 대표하는 물류단지를 표방하면서 분양을 시작했다.
준공 후 마케팅 비용, 관리비지원금, 입점 지원금 등 각종 지원금 284억6000만원을 지출하고도 12년이 지난 지금 총 점포 496개, 분양 점포 339개, 미분양 점포 157개 등 분양률 68.35%에 그치고 있다.
2007년 진장디플렉스 타당성 조사에서 예상 순이익 122억3000만원으로 수익률이 10.56%에 달할 거로 예상됐지만 지금까지 광고비 및 상권 활성화 지원금 등으로 284억여원을 지출해 162억3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공사측의 회계로는 수입지출이 현재 미실현수익(공실)인 재고자산을 포함하면 35억원(수익률 4.5%)이지만, 미실현수익을 제외하면 -246억원(수익률 -30%) 적자인 상황이다. 12년 동안 분양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재고자산은 악성재고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진장디플렉스는 공간이 협소해 공구상가 사무실로서 부적합하고 분양금액도 주변 시세보다 높아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2019년 울산발전연구원의 ‘진장디플렉스 활성화 방안 연구’에 의하면 진장디플렉스가 향후 활성화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88.6% 차지했고, 대안으로 환매 후 재분양이 53.7%로 가장 많았다.
문석주 시의원은 이날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하루빨리 울산도시공사가 진장디플렉스에 대한 운영을 포기하고 업종 전환해 일반상가 또는 민간개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도시공사는 “진장디플렉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진흥원 쪽에서 교량 건설 모색 등 진출입로 추가 개설 및 개선을 검토 중이다”며 “상가시설 재배치를 통한 분양 촉진과 입주자 편의 시설 확충, 산하 공공기관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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