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18 기념일 당시 유공자 유족과 비공개 환담에서 “매년 참석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5·18 유공자 유족 등 ‘5월 어머니’ 15명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한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일관되게 강조해온 자유와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연대의 정신을 5·18 정신과 연결 지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기념사 말미에 “오월의 정신으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됐다.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하나”라고 선언했다. 이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라고 한 지난해 기념사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1610자였던 기념사 분량은 올해 1073자로 크게 줄었으나, 핵심 메시지는 대동소이했다고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5·18 묘역을 참배하면서 “유가족들이 도시락도 드시고 쉬실 수 있도록 묘역 입구의 민주관 쉼터를 확장해 공간을 확보하라”고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에게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 앞서 검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5월 어머니 15명을 민주의 문에서 맞이했다. 이어 5·18 기념탑 앞 행사장까지 약 6분간 함께 걸었다.
광주에는 비가 약하게 내렸다. 윤 대통령은 우비나 우산을 쓰지 않은 채 다소 굳은 표정으로 어머니들과 발걸음을 이어갔다.
주요 인사들과 함께 입장하는 관례에서 벗어났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기념탑 헌화·분향도 어머니들과 3개 5·18 단체장, 학생대표 등과 했다. 방명록에는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하나입니다”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말미에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오른손 주먹을 쥐고 흔들며 5월 어머니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과거 보수 정부에서는 노래를 식순에서 제외하거나, 참석자가 다 함께 부르는 제창 대신 합창으로 대체해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윤재옥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광온 원내대표 등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여야 지도부도 팔을 흔들며 함께 제창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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