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과 비교해 항세가 2배 이상 확장된 울산항은 오래 전부터 정박지 부족 문제에 시달려 왔다. 정박지는 입항하려는 부두가 차 있을 경우 선박을 대기하도록 정해놓은 해역을 뜻한다. 선박이 머무를 수 있는 수역으로, 항만운영상 접안 대기 및 항만서비스 이용 장소로 활용된다.
전체 물동량의 약 80% 이상이 액체화물인 울산항은 정박지에 들어오는 선박 대다수도 액체화물선이다. 하지만 액체화물선의 경우 부두 내 하역과 급유의 동시작업이 불가해 정박지에서만 급유가 가능한데, 울산항을 이용하는 선박이 늘어나면서 외항 선박이 대기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UPA는 지난 2021년(B1-2)과 2022년(B2-2)에 각각 1곳씩 벙커링 전용 정박지를 추가 지정했다. 벙커링 전용 정박지 추가 지정으로 동시 정박가능 척수는 기존 32척에서 41척으로 9척 늘었으며, 정박지 면적도 2.3㎢(9.4㎢→11.7㎢) 확대됐다.
그러나 정박지 확장으로 도선점과 E-3 정박지 간 수역이 감소돼 병목 현상 및 선박 교통량 집중, 통항선과 정박선 간 안전 이격거리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해양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E 정박지 변경에 대한 효율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해상교통 상황이 변화된 현 상황에서 도선점 위치에 대한 적합성 검토의 필요성도 제기된 바 있다.
UPA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번달부터 4개월 간 울산항 도선점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한다. 용역에서는 △E3 정박지 확장 영향 분석 △제2 및 제3 도선점 주변 해상교통 흐름 분석 및 검토 △제1 및 제4 항로 진출입 선박의 안전한 진입 각도 고려한 제1도선점 재배치 △입출항 선박 교통 분리 및 항법영향 분석 등을 진행한다.
UPA 관계자는 “울산항 도선점 개선을 통해 항만 운영의 효율성 향상 및 안전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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