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찾은 울산박물관의 서덕출 특별전에서는 서덕출의 필명인 ‘신월(새벽달)’처럼 전시장 곳곳에서 달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울산박물관은 서덕출의 일대기에 맞춰 전시장 분위기를 어두웠다가 다시 밝아지게끔 표현했다.
무엇보다 서덕출의 대표작 ‘봄편지’와 관련된 여러 일화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서덕출은 1925년 아동잡지 어린이 4월호 독자란에 ‘봄편지’가 입선돼 동요 작가로 정식 등단했다. 1년 뒤인 1926년에는 ‘봄편지’가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 작곡가 윤극영에 의해 작곡돼 어린이 4월호에 수록됐으며, 1927년 10월10일 색동회 주관의 열린 동요회에서 김영복의 독창으로 ‘봄편지’가 발표됨으로서 서덕출의 이름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특히 ‘봄편지’는 음률에서 일본의 7·5조를 극복하고 우리 전통의 4·3조를 사용했는데, ‘봄편지’라는 이미지는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는 동시에 더 나아가 조국의 광복을 열망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러나 ‘봄편지’와 관련해 가슴 아픈 사연도 있는데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해 ‘조선봄이 그리워’라는 구절이 ‘대한봄이 그리워’로 바뀌어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서덕출의 작품에는 ‘봄’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겨울 동안 방안에서 지내야 했던 만큼 세상이 새롭게 시작하는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을 시에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일평생 거동이 어려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었던 서덕출이 집에서 바깥 세상을 보는 것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그의 쓸쓸함이 느껴졌다.
1968년 10월3일 울산 학성공원에는 ‘봄편지’를 새긴 노래비가 세워졌다. 봄편지 노래비는 장애와 시대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동요를 썼던 서덕출을 기리고 있다. 서덕출은 서덕출 문학상, 서덕출 창작동요제 등 후대에도 울산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편 △제1부 ‘겨울에 피어난 시인의 봄’ △제2부 ‘시인의 봄을 그리워하다’ △제3부 ‘다시 찾아온 시인의 봄’ 등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에서는 서덕출의 생애와 활동을 조명한 자료 외에도 서덕출 자녀인 서양자·서대진씨의 인터뷰 영상과 문학 약방, 치료실, 라이브 스케치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서덕출은 일제강점기 시절 어린이를 포함한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줬다”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서덕출의 생애와 활동을 되돌아보고 작품 세계를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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