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13)언양현 읍지 ‘헌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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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13)언양현 읍지 ‘헌산지’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4.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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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산지 속지
▲ 겉표지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2021년 어느 봄날, 부산에서 기증 의사를 밝히는 전화가 박물관으로 걸려 왔다. 기증 의뢰인은 집안의 고서를 정리하면서 울산 관련 고서를 확인하고, 울산 시민들과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하셨다고 한다. 그 고서의 이름은 ‘헌산지’였다.

일반적으로 ‘헌산지’는 1757년에 발행된 언양현의 읍지를 말한다. 당시 울산박물관에서는 1841년 간행된 ‘언양현 읍지’ 1점 만을 보유하고 있었다. 울산도 아닌 부산에서 ‘헌산지’ 기증 전화가 오다니, 너무나도 소중한 선물이었다. 서둘러 부산으로 내려가 기증자인 안국진 님을 만나 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유물을 확인해 보니, 1916년에 간행된 ‘언양읍지’였으며 겉표지의 제목이 ‘헌산지’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울산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지 않은 유물이었고, 상태 또한 좋은 편이라 매우 귀중한 유물을 받게 되어 너무나 감사했다. 또 마음속으로 유물 복이 많은 학예사라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읍지는 각 지역 정보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지리책이며, 지역의 행정 정보가 망라되어 있기에 지역사 연구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는 자료이다. 1916년 간행된 ‘언양읍지’는 1914년 언양이 울산과 통합된 이후 언양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편찬되었으며. 언양 지역 인사인 김상원, 이상영, 신양호, 정태원 등이 주축이 되어 간행되었다. 읍지는 초기에 국가가 주도한 관찬으로 제작되었으나, 조선 후기에 지역 유림이 주도한 사찬 읍지가 제작되기도 하였다.

책의 서두에는 울산 군수 김철정의 서문이 있으며, 말미에 병진(丙辰, 1916년) ‘언양등사(彦陽謄寫)’라고 기록되어 간행 연도와 장소를 알 수 있다. 책은 전체 3권 1책으로, 지계(地界)에서 면리(面里)가 권1, 명환(名宦)부터 제영(題詠)까지 권2, 잡저보유(雜著補遺) 권3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으로는 언양의 도로, 연혁, 읍명, 성씨, 풍속 등 당시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자세히 수록되어 있어 울산의 역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후 이 읍지가 일부 수정되어 1919년에 다시 간행되었다.

부산에서 보관하고 있었던 울산 자료가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울산박물관으로 올 수 있도록 해주신 안국진 님께 감사드린다. 울산박물관의 기증은 타 시도의 시민에게도 활짝 열려 있다. 언제든 문의해 주세요. 늘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윤진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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