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해수욕장과 연계안 모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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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해수욕장과 연계안 모색을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4.04.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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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일산진7길 8에 위치한 보성학교 전시관 내부.
▲ 보성학교 전시관 전경.
사립보성학교를 설립한 울산 동구 일산동 출신 성세빈(1893~1938) 선생의 생가와 보성학교 전시관도 지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중 하나다.

동구청은 울산의 항일운동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약 3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들여 보성학교 전시관을 건립해 2021년 2월 개관했다. 그러나 성세빈 생가와 보성학교 전시관은 인근에 위치한 일산해수욕장과의 연계성이 떨어진 탓인지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일산해수욕장과의 연계 필요

지난 26일 찾은 울산 동구 일산진7길 8에 위치한 보성학교 전시관. 일산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보성학교 전시관에는 2명의 문화관광 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었다. 김성회 해설사의 해설과 함께 보성학교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의 생애 기록, 유품, 보성학교 출신 교사·학생, 동구 출신 항일독립운동가, 보성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진 항일운동 사건들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고종이 내린 ‘보성’이란 이름은 ‘널리 열어 사람다움을 이루다’는 뜻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반발한 민족 선각자들의 민족 계몽과 항일 정신이 담겨있다.

이후 보성학교 전시관과 150m 떨어진 곳에 있는 성세빈 생가를 찾았다. 잘 가꿔진 정원을 지나 생가 문을 두드리자 성세빈 선생의 증손자인 성낙진(74)씨가 반갑게 맞아줬다. 성세빈 생가 곳곳에는 성세빈 선생의 다양한 기록들과 사진들이 남아있었다.

동구의 항일 운동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들임에도, 이날 다른 방문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보성학교 전시관 인근에서 만난 시민 A씨는 “1974년부터 울산에 살았는데 성세빈 생가와 보성학교 전시관에 대해선 잘 모른다”며 “다들 일산해수욕장에서만 놀다가지 여기까진 잘 안온다”고 말했다.

배문석 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은 “일산해수욕장에 온 관람객들이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성세빈 생가와 보성학교 전시관도 찾을 수 있도록 연계해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세빈 선생 독립유공자 지정 노력

1919년 3·1운동에 참여하고 동면청년회를 창립했으며 사립 보성학교를 설립해 학교를 가지 못하는 지역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문맹 퇴치에 힘쓴 성세빈 선생은 울산시교육청이 3·1만세운동 100주년이었던 2019년 스승의날에 선정한 독립운동과 민족계몽운동에 앞장섰던 참스승 5명 중 맨 앞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독립유공자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다.

성세빈 선생의 유족들은 1983년, 1997년, 2013년 11월, 2018년 2월 등 총 4차례 울산보훈지청에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다.

동구청도 2019년 4월 ‘17만 구민 이름으로 염원합니다’는 서훈 건의서를 국가보훈처에 제출하고 성세빈 선생 송덕비 향토문화재 지정(2018년 1월30일), 보성학교 전시관 조성, 동구 독립운동사 자료집 발간(2023년 11월) 등 성세빈 선생의 독립유공자 지정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역 경제단체(방어진소비조합, 방어진어업조합, 방어진주조주식회사)에서 중역으로 활동한 것이 논란이 돼 보류 판정을 받았다.

성세빈 선생이 청년운동을 활발히 했으나 재판을 통해 형무소에 수감된 적이 없고 경찰서 유치장에 장기간 구금된 흔적도 없어 단체 활동과 그 직책으로 서훈 여부를 알아볼 수밖에 없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성낙진씨는 “그 당시 동구에는 일본인이 60%일 정도로 많았기 때문에 지역 경제단체 활동은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동구청에서 성세빈 선생이 독립유공자로 지정돼 서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동구 관계자는 “후손인 성낙진씨와 민간단체 등과 함께 신규 사실과 추가 보완 자료 수집을 통해 공훈을 입체적으로 밝히고 서훈 수여에 긍정적인 증거 자료 등을 찾아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자료를 보충해 서훈을 재신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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