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출신으로 NASA(미항공우주국)에 근무했던 김태민 공학박사의 이색 한글전이 고향 울산에서 열려 주목받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 소재 산업문화갤러리 잇츠룸은 장기 기획전 펌핑 시리즈 8번째로 김태민 공학박사의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빛나는 자연법칙, 한글’전을 지난 15일부터 7월14일까지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글, QR코드, 영상 등 30여점의 작품과 김 박사가 출간한 4권의 한글책 등을 만날 수 있다.
울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김 박사는 NASA,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현재 증강현실(AR) 기업인 매직리프에서 임원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 박사의 연구 분야와 한글은 매우 동떨어져있다. 그럼에도 김 박사가 한글에 깊이 파고든 것은 논리와 과학적으로 완벽한 한글이 문자사에서만 기적이 아니라 세계사적으로 봤을때도 기적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세상 그 무엇이든 제아무리 이론적으로 탄탄한 과학과 기술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사람들에게는 쉽고 실용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로 접근해야하는데 이 모든것이 한글에 다 녹아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한글은 완벽한 논리와 과학으로 자연법칙과 같은 생명력이 있다. 한글의 탄생을 쓴 일본인 한글학자 노마히데키는 한글이 문자사의 기적이라고 말한다”며 “지능에 필수적인 교육과 정성스런 삶의 자세까지 아우르는 한글은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빛나는 문화, 논리, 과학의 결정체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27일 입국한 김 박사는 26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대학, 기관, 단체에서 한글이나 지능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세종대왕 나신 날 기념행사에서 ‘한글-Teaching Sounds’를 소개했으며, 25일에는 대승불교 양우회에서 한글과 지능, 과학, 불교라는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윤혜진 잇츠룸 관장은 “20년 전 외국에서 생활할때 지인들의 부탁으로 어설프게 한글을 가르친 적이 있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자격으로 한글을 가르친다는 것에 죄책감이 들어 교육까지 받았지만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졌다”며 “김 박사를 만나고 한글에 대해 가졌던 모든 의문이 단 5분만에 풀렸다. 이에 김 박사에게 한글에 대한 전시를 부탁하면서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잇츠룸에서 자연법칙으로 거듭난 한글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한글 덕에 공학도로서 흔치 않는 경험을 쌓는것 같다. 15세기에 완벽하게 만든 한글을 21세기에 다시 발견한건 순전히 나의 복”이라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