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기 심부전, 조금만 빨리 걸어도 유난히 숨 찬다면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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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기 심부전, 조금만 빨리 걸어도 유난히 숨 찬다면 의심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5.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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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병원 심장내과 손병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서구식 식생활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심부전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축기가 아닌 이완기(弛緩期) 심부전은 전체 심부전 환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에서도 발병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동강병원 심장내과 손병주 전문의와 함께 이완기 심부전의 증상과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심부전 환자 4년새 30% 가량 증가

심부전은 단일 질환이 아니며 심장 장애로 인해 전신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장의 왼쪽은 체순환을, 오른쪽은 폐순환을 담당한다.

왼쪽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전신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여러 장기에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 주로 피로감과 폐부종에 의한 숨참 등의 증상이 있다.

오른쪽 심장 이상은 정맥의 혈액이 적게 흘러 결국 전신부종을 유발한다. 특히 하지부종 증상이 두드러진다. 심부전이 생기면 심장 기능 이상으로 맥박이 빨라지는데 이는 심장을 더욱 지치게 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 심부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심부전 환자는 15만8917명으로 2017년 12만3928명에 비해 약 30%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심부전은 입원과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심부전은 진단 후 1년 내 생존율은 84%, 5년 생존율은 66%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심장의 이완 기능이 떨어져 심장 내 압력이 상승해 폐혈관에 혈액이 정체돼 호흡곤란을 야기하는 이완기 심부전이 부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대동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게 되는 수축기 심부전을 일컫는다.

동강병원 심장내과 손병주 전문의는 “이완기 심부전 환자는 초기에는 운동 시 호흡곤란을 가장 흔하게 호소하고 악화될수록 안정 시에도 호흡곤란을 호소한다”며 “또한 전체 이완기 심부전 환자 중 60~70%가 65세 이상으로 보고 되고 있어 환자는 질환의 초기증상을 노화로 인한 것이라 무심코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등 기저질환 조절·예방 중요

이완기 심부전에서도 호흡곤란, 피로감, 전신부종, 흉통과 같은 심부전의 일반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수축기 심부전과 다르게 좌심실에 혈액 충만 시 좌심실 내 압력이 올라가면서 심부전 증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초기 이완기 심부전에서는 운동불내성을 동반한 활동 시 호흡곤란이 전형적 증상이다.

손병주 전문의는 “특히 고령의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아 이러한 환자군에서 조금만 빠르게 걷거나, 계단 또는 언덕을 오를 때 유난히 숨이 빨리 찬다면 이완기 심부전의 초기증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심장학회에서는 이완기 심부전의 진단 기준으로 △심부전의 증상과 징후 △좌심실 박축률 50%이상 △좌심실 이완 기능이상/좌심실 충만압의 증가에 부합하는 심장 구조 또는 기능이상의 객관적인 증거를 포함해 3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완기 심부전에서는 현재 권고된 치료제는 당뇨약으로 쓰이고 있는 SGLT2 억제제만 존재한다. 다만 SGLT2 억제제를 사용하고도 증상이 있는 좌심실 박출률이 50~60%인 환자에서 ARNI와 MRA를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손 전문의는 “이완기 심부전이 발생하기 전 고혈압, 당뇨, 비만 등과 같은 기저질환을 잘 조절해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또한 운동 시 호흡곤란으로 진료를 보더라도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을 때 이완기 심부전을 의심하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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