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17세기 사대부 옷차림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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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물관 기증유물 들여다보기]17세기 사대부 옷차림 보여줘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5.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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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봉화문단겹장옷(이지영과 부인 합장 묘)
▲ 면포솜장옷(이천기 부인 흥려박씨 묘).
▲ 광다회대(이천기 묘).
울산박물관은 2011년 6월22일 개관했다. 울산에 드디어 박물관이 생긴다는 기대와 관심은 박물관으로 접수된 기증에서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학성이씨 월진문회는 울산박물관이 개관한 2011년 6월에 ‘태화루 현판’과 함께 국가민속문화유산인 ‘학성 이천기 일가 묘 출토 복식’을 기증했다. 울산박물관에 기증된 첫 국가지정 문화유산이었다.

‘학성 이천기 일가 묘 출토 복식’은 이천기(李天機, 1610~1666)와 부인 흥려 박씨(興麗朴氏, 1605~1672)의 묘, 그리고 이천기의 셋째 아들인 이지영(李之英, 1642~1666)과 부인 평해 황씨(平海黃氏, 1637~1718)의 합장묘에서 출토됐다. 1969년 당시 신정동에 위치한 합장묘를 학성고등학교 부지조성 공사로 인해 이장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석고로 관의 둘레를 밀페시킨 장묘법 때문에 300년이 지났음에도 복식의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었다. 출토 복식은 총 6종 10점으로, 이천기의 묘에서 2종 3점(광다회대 1점, 면포 솜소모자 1점, 명주 솜소모자 1점), 부인 흥려 박씨의 묘에서 3종 3점(면포 솜장옷 1점, 옷감 1점, 면포 홑치마 1점), 아들인 이지영과 부인 평해 황씨의 합장묘에서 3종 4점(난봉화문단 겹장옷 1점, 명주 솜누비치마 1점, 면포 솜버선 1쌍)이 출토됐다.

출토 복식은 17세기 후반 울산지역 조선시대 사대부의 복식 양상을 알 수 있는 중요 자료로 인정되어 1979년 국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다. 학성이씨 소유인 이휴정(二休亭)에 보관되어 오다 2003년 이휴정 화재를 계기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기탁됐고, 2011년 울산박물관에 기증됐다.

이천기 일가의 출토 복식은 수량은 많지 않지만 광다회대, 소모자, 장옷, 옷감, 치마, 버선 등 종류가 다양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복식의 주인공을 정확히 알 수 있어 17세기 울산지역 사대부의 생활사뿐만 아니라 당시 장옷의 시기적, 지역적 특징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지영의 부인 평해황씨의 ‘난봉화문단 겹장옷’은 꼬리 모양이 다른 두 마리의 봉황이 마주 보고 있고 주변에는 꽃을 배치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마지막으로 기증자 학성이씨 월진문회가 울산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하면서 하신 말씀을 통해 울산박물관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기증에 대한 그분들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관 속에 300년 동안 있던 것을 출토 후 32년 동안 소장한 것입니다. 다행히 울산박물관이 개관하게 되면서 울산시민으로서 긍지를 가지게 되고 울산시민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중의 뜻입니다.”

이현정 울산대곡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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